새누리당의 이번 광역단체장 후보를 보면 이른바 '친박'은 없고 '비박'만 눈에 띕니다.
2인자를 키우지 않는 박근혜 대통령의 용인술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이준희 기자입니다.
【 기자 】
새누리당의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김황식 전 총리는 이명박 정부 마지막 총리를 지낸 '비박' 인사입니다.
불출마 의사를 밝혔지만, 여전히 가능성이 열려있는 정몽준 의원 역시 대표적인 '비박계'로 꼽힙니다.
출마를 선언한 이혜훈 최고위원의 경우 원조 친박이었지만, 최근 청와대와 멀어졌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정권을 잡은 주류 세력인 친박계가 지방선거 최대 승부처인 서울에 낼만한 인물이 없다는 방증입니다.
다른 지역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경기지사의 경우 출마를 선언한 원유철·정병국 의원은 물론 차출설이 끊이지 않는 남경필 의원까지 모두 비박계 인사들입니다.
새누리당의 텃밭인 부산에서 친박 서병수 의원과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권철현 전 주일대사나, 재선이 점쳐지는 홍준표 경남지사 역시 대표적인 비박입니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이 2인자를 인정하지 않는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에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실제로 박 대통령은 지난 2010년 의원 시절 세종시 문제로 김무성 의원과 갈등을 빚던 중 "친박에 좌장은 없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당내·외에 비박 인사들이 득세할 경우 당장 선거에 이기더라도 차기 대권 주자 경쟁에선 다른 계파에 밀릴 수 있는 만큼 친박계의 위기감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준희입니다.[ approach@mbn.co.kr ]
영상편집 : 한남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