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을 앞두고 요즘 국회의원 회관은 배달온 선물로 넘쳐난다고 합니다.
자신들은 막상 기부 행위금지조치로 아무에게도 선물을 할 수 없지만, 받는 것은 제한 없이 마구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우리 사회에서 가장 높은, 갑의 위치에 있는 그들에게 밀려드는 선물의 실태, 박호근 기자가 전합니다.
【 기자 】
국회의원들의 사무실이 있는 국회 의원회관 1층 로비가 시장통 같습니다.
선물이 여기저기 쌓여 있고, 의원실 직원들은 손수레로 선물을 나르느라 바쁩니다.
▶ 인터뷰 : 국회의원실 직원
- "(혹시 누구한테 배달되는 거예요?) 저 잘 모르겠어요. 가져가라고 해서 가져가는 거라서…."
▶ 인터뷰 : 국회의원실 직원
- "(보좌진이세요?) 네 (누구한테 배달되는 거예요?) 저희가 도와줬던 분들이나 지방에서 저희한테 주시더라고요."
여러 의원들에게 동시에 같은 선물이 전달되다 보니 양이 더 많습니다.
▶ 인터뷰 : 택배업체 직원
- "보세요. 지금 이게 요지경이지. 국회의원 25명에게 술이 와 있는데, 전부 한 명이 다 보낸 거잖아요. 경찰청장."
택배업체 직원은 물건이 도착했다고 알려줘야 하는데 수신자와 통화조차 하기 어렵다고 하소연합니다.
▶ 인터뷰 : 택배업체 직원
- "전화가 지금 불통 나잖아요. 지금 전화를 쓰지를 못하잖아요. 왔다고 통지를 못 한다니까. 전화를 이렇게 붙들고 있으니까."
국회의원들이 이렇게 많은 선물을 받지만, 막상 그들은 지역 주민들에게는 비누세트 하나 보내지 않습니다.
정치인이 작은 명절 선물세트라도 유권자에게 전하면 기부행위에 해당돼 처벌받기 때문입니다.
명절 때마다 민의의 전당에서 벌어지는 이런 선물 소동은 국회가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 갑의 위치에 있어 벌어지는 진풍경입니다.
MBN뉴스 박호근입니다.
영상취재 : 강두민
영상편집 : 윤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