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설이 지나면 금강산에서 이산가족 상봉을 재개하자고 전격 제의했습니다.
가장 기뻐하는 사람은 아무래도 상봉하는 당사자들이겠죠.
만나는 그 날만을 고대하는 이산가족들을 박유영 기자가 만나고 왔습니다.
【 기자 】
함경북도 회령이 고향인 87세 홍신자 할머니.
해방 후 16세 때 언니를 따라 월남하면서, 북에 두고 온 여동생이 보고싶어 요즘도 눈물을 훔칩니다.
만나면 동생의 손을 꼭 붙잡고, 그저 '고생했다'는 말 한마디 해주고 싶다는 홍 할머니.
▶ 인터뷰 : 홍신자 / 이산가족 (87세)
- "눈물밖에 나오지 않아요. (동생이) 이북에서 얼마나 고생했을지 모르지. 동생만 만나면 정말 하나도 더 바랄 게 없어요."
지난해 북측의 추석 상봉 돌연 연기로 두 여동생과의 만남이 무산됐던 이오환 할머니도 마찬가지입니다.
과연 이번에는 만날 수 있을까 걱정스러운 마음도 들지만, 그보다 기쁨이 앞섭니다.
▶ 인터뷰 : 이오환 / 이산가족 (85세)
- "어제부터 반가운 소식을 듣고 마음이 설레요. 빨리 그 날이 왔으면 좋겠어요."
정홍원 국무총리는 오늘 이산가족 가정을 방문한 자리에서, 차질없이 성사되도록 북한과 협의해 나가겠다고 약속했습니다.
▶ 인터뷰 : 정홍원 / 국무총리
- "정부에서 당연히 해야할 일이지만 떨어져 계시는 분들은 마음이 얼마나 안타깝고 괴롭겠어요. 좋은 날을 잡아서 가실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
중단된 지 3년 4개월 만에 성사를 앞둔 이산가족 상봉.
혈육과 생이별한 아픔을 60여년 간 참고 견딘 이산가족들은 이제라도 만남의 기쁨을 누릴 수 있기를 학수고대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박유영 입니다.
영상취재: 최영구 기자, 구민회 기자
영상편집: 김경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