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금강산을 찾은 어르신들, 저마다 부모님, 형제 자매에게 줄 선물을 한 아름씩 안고 왔는데요.
60여 년 만에 만난 가족들에게 줄 선물마다 사연이 담겨 있지 않은 건 없겠죠.
사연을 홍승욱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 기자 】
김용자 씨는 북쪽의 한 살 어린 동생에게 줄 선물로 내복을 가져왔습니다.
내복을 직접 준비했던 어머니, 고 서정숙 할머니가 심장병으로 눈을 감은 건 지난 5일.
지난해 추석 상봉이 무산된 직후 심장병을 얻었고, 이번 만남을 불과 보름 앞두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 인터뷰 : 김용자 / 남측 상봉 가족 (67세)
- "어머니가 하신 건 이제 내복, 내복 어머니가 준비하셨고…. 여기 오시기로 확정되는 것 보고 눈 감으셨으니까 그게 안타까운 거고…."
김 씨는 어머니의 영혼이 함께 금강산에 온 것 같다며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 인터뷰 : 김용자 / 남측 상봉 가족 (67세)
- "(아침에) 누가 이렇게 흔들더라고요. 일어나라고…. 그래서 벌떡 일어나서 나는 엄마하고 같이 왔다 싶은 생각이 드는 거예요."
강릉에서 온 김동빈 할아버지는 두 살 위 누나와 두 동생에게 따뜻한 오리털 파카를 선물할 생각에 들떴습니다.
▶ 인터뷰 : 김동빈 / 남측 상봉 가족 (80세)
- "아들한테 전화해서 부산에서 한번 구해봐라. 부산에서 3개를 구한 거야."
준비한 선물 보따리를 전해준 김 할아버지는 흡족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저마다 사연을 담은 선물을 60여 년 만에 전해준 어르신들, 이 순간만큼은 더 이상 아무것도 바랄 것이 없습니다.
MBN뉴스 홍승욱입니다.
영상편집 : 원동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