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4개월 만에 열린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는 오늘 아침 작별 상봉, 단 한 시간만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다시 만날 기약도 없는 '생이별'을 앞두고 어제 이산가족들은 한 마디라도 더 나누고, 추억 한 조각이라도 더 만들기 위해 애썼습니다.
홍승욱 기자입니다.
【 기자 】
북측 최고령 이산가족 김휘영 할아버지를 만난 여동생들은 가방 3개를 선물로 가득 채웠습니다.
죽은 줄 알았던 오빠는 이제라도 장남 역할을 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평생소원 풀었대요. 그리고 이제 엄마, 아버지 제사 모시겠다고…. 제일 맏이 오빠거든요."
북한의 상봉단은 당국이 준비한 술 세트 등을 남측 가족들에게 전했고, 우리 가족들은 외투와 내의, 생필품 등을 선물했습니다.
식사시간에는 다시 만나자며 서로의 건강을 빌고.
"건강하신 모습 보니까 좋습니다. 건배! 오래 사세요."
'러브샷'으로 회포를 풀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단체상봉이 끝날 때쯤에는 하루 앞으로 다가온 이별에 어두운 표정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 인터뷰 : 리형우 / 북측 상봉 가족 (81세)
- "(죽어서나 만나요. 살아서는 못 만나니까….) 살아서 만나야겠는데 죽어서 만나서 뭘 하겠어."
오늘 오전 9시 단 한 시간의 작별 상봉을 하고 나면 죽은 줄 알았던 혈육과 다시 생이별할 이산가족들.
불과 사흘간 11시간의 짧은 시간이 야속할 뿐입니다.
MBN뉴스 홍승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