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3일 월요일 뉴스의 맥입니다.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의 통합에 반대하며 김성식 전 의원이 또 한 번 진정한 새 정치를 향해 떠났습니다. 남경필, 원희룡, 정병국 의원, 이른바 남원정 트리오가 지방정치에서 또 한 번 쇄신을 이끌지 주목됩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사태에 군사 개입 움직임을 보이면서 푸틴의 행보에 관심이 쏠립니다. 의사들이 10일부터 파업에 나서겠다고 밝히면서 비난 여론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1. 김성식의 퇴장
- '정치의병'을 자청했던 김성식 전 의원이 또 한 번의 장고에 들어갔습니다. 새정치연합의 공동위원장을 맡으며 안철수 신당의 한 축을 맡아온 김 전 의원이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의 통합에 사실상 반대 의견을 냈습니다. 김 전 의원이 지난 2011년 12월 한나라당을 탈당하면서 남긴 말이 "허허벌판으로 나아간다"는 말이었는데, 이제 또 한 번 광활한 벌판으로 걸어가는 셈입니다.
김 전 의원의 정치적 고향인 새누리당에는 아직도 그의 팬들이 많습니다. 여당 의원임에도 국감장에서 정부정책을 조목조목 비판하던 대표적인 정책통이었고 보좌진들은 가장 같이 일하고 싶은 의원으로 꼽았습니다.
계속 남아있었다면 뭔가 했어도 했을 정치인이었지만, 그는 계속 새정치를 꿈꿨습니다. 2011년 한나라당 개혁을 요구했다가 탈당했고, 지난 대선 때부터는 안철수 의원과 함께 했습니다. 정치공학적인 야권 연대는 안 된다는 뜻을 수차례 밝혀왔지만, 결국 자신도 모르게 이뤄진 철저히 정치공학적인 단일화에 스스로 퇴장을 선언했습니다. 어제 블로그에서 밝힌 '업보'는 자신의 합류로 새정치연합이 그만큼 커졌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신당 지도부 중 유일한 보수정당 출신인 김성식 전 의원, 그의 다음 새정치 행보가 무엇일지 관심이 쏠립니다.
2. 남원정의 귀환
- 남원정, 유명한 한식당 이름이 아닙니다. 지금으로부터 꼭 10년 전 한나라당 소장파 모임인 '새정치 수요모임'을 주도했던 남경필, 원희룡, 정병국 의원의 성을 딴 겁니다. 세 사람은 10년 사이 최고위원, 장관 등을 거쳐 거물로 성장했습니다. 우여곡절도 많았습니다. 2004년 17대 총선을 앞두고 최병렬 당시 대표를 끌어내렸을 때가 가장 빛났고, 이후 각자도생을 택한 뒤부터는 남원정이라는 결사체도 희미해져 갔습니다.
그런 남원정이 화려하게 정치적 부활을 꿈꾸고 있습니다. 10년 전 무대가 여의도였다면 이번에는 경기도와 제주도입니다. 진작에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정병국 의원에 이어 남경필 의원이 쏟아지는 차출 목소리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최근 경기지사 출마로 방향을 정한 것으로 보이고, 원희룡 의원도 당의 거듭된 요청에 조금씩 출마로 기울고 있다는 말이 나옵니다. 남 의원과 정 의원의 지역이 겹치는 만큼 세 사람 모두 살아올 수는 없겠지만, 끝까지 아름다운 승부를 보일 경우 '남원정의 귀환'이라는 헤드라인이 오는 6월 신문을 장식할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10년 만에 돌아온 남원정이 지방정치에서도 쇄신이라는 목소리로 뭉칠 수 있을지 요즘 여의도의 또 하나의 관심입니다.
3. 푸틴의 도박
- 과도한 개입으로 소치 동계올림픽을 러시아 전국체전으로 만들었다는 비판을 받은 푸틴 대통령이 정말로 위험한 도박을 벌이고 있습니다. 제2의 오렌지 혁명으로 혼란에 휩싸인 우크라이나 크리미아 지역에 러시아 군대를 보낸 겁니다. 이미 우크라이나는 전군에 전투태세를 내렸습니다.
푸틴은 사태 개입의 명분으로 자국민 보호를 꼽고 있지만, 실제로는 과거의 속국이었던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배제하고 서방과 친해지는 것을 경계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꾸준히 외쳐 온 '강한 러시아' 만들기의 연장선인 셈입니다.
푸틴이 이렇게 강경한 행보를 보이는 이유를 국내 정치에서 찾는 시각도 있습니다. 밖에서 보기엔 안정적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국내 정치적 토대가 그리 단단하지 않다는 겁니다. 장기 집권에 대한 국민 반감, 침체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경제 때문에 국민의 눈을 끊임없이 다른 곳으로 돌려야 하는 처지이기 때문입니다.
미국 등 국제사회가 우려를 표하고 있는 만큼 푸틴이 군사적 행동을 계속할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이 많지만, 정권 유지를 위해 푸틴의 도박이 앞으로 어떤 국면으로 나아갈지 누구도 장담할 수는 없습니다.
4. 76% 찬성
- 다음 주 월요일부터 전국 병원이 집단 휴진을 벌입니다. 의사들의 76.7%가 파업에 찬성하면서 14년 만의 의사 파업이 눈앞에 닥쳤습니다. 정부의 의료선진화 방안인 원격진료와 자회사 설립을 통한 의료법인의 투자활성화 정책에 반대한다는 것이 그 이유입니다.
하지만, 국민 여론은 차갑습니다. 특히 노환규 의사협회 회장의 "더 많은 환자를 살리기 위한 파업"이라는 말에는 동의하지 못하겠다는 의견이 다수입니다. 환자의 생명을 볼모로 한 파업이 어떻게 환자의 생명을 지키는 행동이 될 수 있느냐는 겁니다. 그렇게 중차대한 일이라면 아예 의사 면허증을 내놓고 하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국민은 14년 전인 2000년 6월의 끔찍했던 의료대란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아픈 아이를 등에 업고 굳게 닫힌 병원문을 두들기던 사연들도 있었습니다.
물론 의사 10명 중 7명이 넘게 파업에 찬성했다면 그만큼 억울하다는 것이고, 낮은 진료비에 리베이트 쌍벌제까지, 의사들의 희생을 요구하는 사회 분위기도 없지 않습니다.
하지만, 어느 경우에도 진료를 내팽개치는 일은 지지를 받기 어렵습니다. 정부도 강경 진압 목소리만 낼 것이 아니라 어서 의사들을 거리가 아닌협상 테이블로 불러내야 할 것입니다. 지금까지 뉴스의 맥이었습니다.
[ 이준희 기자 / approach@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