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통합신당 내부적으로는 더 복잡해졌습니다.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은 통합 선언을 하면서 5대5 원칙을 강조했습니다.
▶ 인터뷰 : 송호창 / 새정치연합 소통위원장(2일)
- "5대5라는 분명한 원칙은 유지된다"
5대5라는 원칙은 뭘까요?
일단 민주당은 안철수 의원에 대해 당 대표에 준하는 대우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김한길 대표는 김관영 대표비서실장을 매일 안 의원에게 보내 민주당의 주요 결정 내용과 인사 등을 상세히 보고하도록 했고, 민주당 전략기획실이 만드는 정세전략보고서 등 핵심 문서들도 공유하기 시작했습니다.
126석을 갖고 있는 민주당이 2석밖에 되지 않는 새정치연합을 형식적으로는 동등하게 대우한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이런 5대5원칙이 지방선거 후보자 공천에서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을까요?
민주당은 원칙대로 경선을 통한 후보 결정을 당연시하고 있지만, 새정치연합은 다른 듯합니다.
조직력과 당원을 갖춘 민주당 후보들과 경선을 해봐야 새정치연합 후보들이 이길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특정 지역에서는 새정치연합의 후보를 '배려'해 달라는 요구가 나올 법합니다.
경기도의 김상곤 교육감, 전남지사에 나서는 이석형 전 함평군수는 공천 배려를 해 달라는 겁니다.
새정치연합은 이것을 민주당의 기득권 내려놓기라고 보고 있지만, 민주당은 천만의 말씀이라는 표정이 역력합니다.
안철수 공동위원장의 말을 다시 들어볼까요?
▶ 인터뷰 : 안철수 / 새정치연합 공동위원장(어제)
- "우리 이렇게 함께 모인 이유는 공적 가치를 최우선시하고 새정치 구현해서 기득권을 바탕으로 적대적 공생관계 빠져 있는 기득권 정치 구조를 바꾸기 위함입니다."
기득권은 아무래도 민주당이 더 많이 갖고 있을 테니, 경선을 하자는 것은 새정치연합 처지에서 보면 기득권을 내려놓지 않는 것으로 비칠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렇다고 민주당이 호락호락 전략공천을 수용할 것 같지 않습니다.
경기지사 출마를 선언한 김진표 의원은 '새정치연합과 김상곤 교육감이 자신들의 지분을 요구하는 순간 낡은 정치가 된다'고 일갈했습니다.
통합 신당의 경선 룰에 따라 공정한 경쟁을 펼쳐서 후보를 결정하자는 겁니다.
민주당이 기존에 정했던 당원 50%, 국민 50% 비율로 경선할 지, 아니면 국민 100%로 경선룰을 만들지도 갈등의 핵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일단 민주당 지도부는 최대한 새정치연합을 배려하려 하고 있습니다.
전병헌 원내대표의 말입니다.
▶ 인터뷰 : 전병헌 / 민주당 원내대표(오늘)
- "이제 민주당은 기득권을 내려놓고 더 큰 하나됨으로 좌절한 국민에게 힘이 되는 통합의 정치로 희망이 되는 새정치 보여줄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경선도 없이 덜컥 후보를 양보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어쨌든 경선 룰과 공천 문제는 통합 신당의 시한폭탄이 될 게 분명합니다.
게다가 일부에서 흘러나오는 친노세력 배제설까지 더해져 통합신당의 앞길은 첩첩산중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새누리당은 통합신당에 대해 야합의 정치라며 오히려 잘됐다는 반응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최경환 원내대표의 말입니다.
▶ 인터뷰 : 최경환 / 새누리당 원내대표(오늘)
- "정치쇼로 혼란 드리지 않고 분명한 선택 하실 수 있게 돼 다행입니다. 신기루 같았던 안철수 정치실험은 이제 종말 고했습니다."
그렇다고 새누리당이 속 편하게 통합신당의 있을지 모를 분열을 기대할 수 있는 처지는 아닙니다.
내일신문이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통합신당에 대한 지지율은 새누리당 40.0%에 비해 5.7%포인트 떨어지는 34.3%로 조사됐습니다.
기존 정당지지율이 새누리당 38.8%, 민주당 13.1%, 새정치연합 13.5%인 것을 감안하면, 통합신당 지지율은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의 지지율을 단순 합산한 26.6%보다 7.7%포인트나 높은 겁니다.
중앙일보 여론조사에서도 통합신당의 지지율은 35.9%로, 새누리당 지지율 40.3%에 육박합니다.
통합신당으로 새누리당이 불리해졌느냐고 물은 응답에서는 '유리하지도, 불리하지도 않다'는 응답이 43.3%였지만, '불리해졌다'는 응답도 31.5%로 적지 않았습니다.
새누리당으로서는 결코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겁니다.
그러다 보니, 새누리당은 가진 모든 인적자원을 총동원하다시피 하고 있습니다.
경기지사에 남경필 의원, 인천시장에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 제주지사에 원희룡 전 의원을 투입할 태세입니다.
남경필 의원은 '상황이 엄중해졌다. 경기지사 선거가 전체 선거의 승패를 결정짓는 중요한 선거가 됐다'고 말해 사실상 출마를 결심했습니다.
유정복 장관 역시 박근혜 대통령이 유 장관의 인천시장 출마를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원희룡 전 의원 역시 이번 주내로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통합신당이 만들어지고, 새누리당은 중진들까지 총동원하면서 이제 전국이 격전지로 변했습니다.
결과는 어떻게 될까요?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와 김한길 민주당 대표의 말을 마지막으로 들어보죠.
▶ 인터뷰 : 황우여 / 새누리당 대표(어제 최고위원회의)
- "한 달 내에 국민과 당원의 뜻을 물어서 창당이 가능할지 이처럼 급조되는 정당이 과연 민주당과 무엇이 다를지 지켜볼 일이다."
▶ 인터뷰 : 김한길 / 민주당 대표(어제 의원총회)
- "우리는 해낼수 있고 반드시 해낼 것이다. 우리는 국민과 대한민국을 진실로 사랑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우리 다 같이 힘모아서 해내자 (박수)"
김형오의 시사 엿보기였습니다.
[김형오 기자 / hokim@mbn.co.kr]
영상편집 : 신민희 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