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주요 언론·출판 기관의 수장들을 물갈이한 것으로 7일 확인됐다. 김정은 유일 영도체계 구축을 위한 '사상전'을 선두에서 벌일 선전 매체의 '진용'을 새로 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당 사상일꾼대회의 정신을 출판보도 선전에 철저히 구현하기 위한 연구토론회가 6일 평양 청년중앙회관에서 열렸다고 보도했다.
이어 리영식 노동신문 책임주필, 황영보 조선중앙방송위원회 위원장, 리영철 조선노동당출판사 사장 겸 책임주필, 정리종 민주조선 책임주필, 최순철 청년전위신문 책임주필이 토론회에 참석했다고 덧붙였다. 북한 언론·출판기관에서 책임주필은 최고책임자다.
북한의 TV와 라디오 방송을 관장하는 조선중앙방송위원회 위원장으로 황영보가 소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선중앙방송위 위원장은 작년 초만 해도 차승수로 알려졌었다.
지난달 28일에는 조선기자동맹 중앙위원회 위원장이 황영보에서 차승수로 바뀐 사실이 확인된 바 있다. 이들 두 사람이 조선중앙방송위원회와 조선기자동맹 수장 자리를 맞바꾼 것으로 보인다.
조선노동당출판사 사장도 이번에 처음으로 리영철로 소개됐다. 이 출판사 사장은 작년 9월 초만 해도 박정남이었다. 조선노동당출판사는 노동당의 '출판선전 거점'으로,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저작뿐 아니라 당 정책을 해설하는 선전물을 발간한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책임주필은 지난달 13일부터 북한 매체에서 리영식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노동신문 책임주필에는 작년 3월 말 윤우철이 임명됐으나 1년도 안 돼 교체된 것이다.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 책임주필 정리종은 이번에 처음으로 북한 매체에 등장했다. 최순철은 2009년 5월에는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 기관지 청년전위신문 부주필이었으나 작년 4월 초부터 책임주필로 소개되고 있다.
북한이 언론·출판 기관의 수장을 줄줄이 바꾼 것은 단순한 세대교체 차원을 넘어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선전 부문에서 새로운 진용을 편성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중심으로 주민들을 결집하는 '사상전'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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