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부처 공무원에 대한 의전 때문에 해양경찰의 구조 활동이 방해를 받았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소방방재청은 의전 때문이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김태일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진선미 의원이 공개한 세월호 침몰 사고 당시 소방방재청 119상황실과 목포 해경의 통화내용입니다.
상황실은 먼저 구조자 이송 장소 변경을 요청합니다.
상황실 "보건복지부하고 중앙부처에서 지금 내려오고 있다는데 서거차도는 섬이라서 못 가잖아요."
이에 해경은 이런 요구를 일축합니다.
해경 "높은 양반들이 서거차도로 오든 팽목으로 오든 저희들은 모르겠고 한 사람이라도 더 구조 하는 게 우선 아닙니까?"
119상황실은 또다시 해경에 전화를 겁니다.
상황실 "서거차도는 섬이라 많은 인원이 못 가기 때문에 어쨌든 구급차로 가야 하지 않습니까?"
해경은 전화를 끊어 달라고 요구합니다.
해경 "구조하는 게 급선무니까 가까운 섬에 내려놓고 구조하느라 그러니까요. 일단 나중에 통화하시면 안 될까요?"
상황실은 재차 구조자 이송 장소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상황실 "서거차도에서 환자를 싣고 어디로 나올 것이며 방법이나 수단은 어떻게 할 것이며 이게 굉장히 중요하단 말이에요."
해경이 다시 거절합니다.
해경 "그거는 조금 있다가 구조하고 나서 나올 얘기인 것 같고요."
119상황실과 해경의 이런 실랑이는 25분간 19차례 통화를 통해 계속됐습니다.
▶ 인터뷰 : 진선미 /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 "소방본부장과 보건복지부 고위관계자들 앞에서 구조된 사람을 보여줘야 하는 의전이 먼저임이 너무나 명백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사고해역을 중심으로 팽목항까지 직선거리는 약 25km, 서거차도까지는 약 4km입니다.
거리상으로만 보면 팽목항을 한번 왕복할 시간에 서거차도는 약 6번을 왕복할 수 있어 그 만큼 구조 기회가 많았지만 모두 놓친 겁니다.
이와 관련해 남상호 소방방재청장은 상임위장에서 "내용을 처음 봤다"고 밝혔고, 이어 소방방재청은 해경에 대한 요청은 의전과는 무관하며 응급구조를 위한 이송경로를 통보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MBN뉴스 김태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