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극심한 가뭄에 허덕…농촌 곳곳 '물주기 전투'
북한이 심각한 가뭄으로 농업 생산에 빨간불이 켜지자 가뭄 극복을 위해 민•군 합동으로 총력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1일 '전당, 전국, 전민이 가물(가뭄)과의 투쟁에 한사람 같이 떨쳐나섰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농촌 각지의 가뭄 극복 노력을 소개했습니다.
신문은 평안북도에서 "매일 수십만 명의 일꾼들과 근로자들이 농장 포전(논밭)들에서 인민군 군인들과 힘을 합쳐 물주기 전투를 벌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농촌의 '물주기 전투'에는 양수기가 동원되기도 하지만 장비 부족 속에 주민들이 직접 물을 퍼 나르는 경우도 많아 보입니다.
조선중앙통신이 이날 웹사이트에 공개한 영상에는 평양시 강남군 당곡협동농장 농민들이 양동이나 페트병에 물을 담아와 메마른 논에 붓는 장면이 나왔습니다. 영상에 잡힌 논바닥은 곳곳이 눈에 띄게 갈라져 있어 가뭄이 얼마나 심한지 보여줬습니다.
논에 물을 대줄 수원(水源)을 찾기 위한 노력도 곳곳에서 진행 중입니다.
강원도 천내군에서는 물이 부족하자 지하수를 찾아냈으며 계곡에서 흘러내리는 물을 논밭으로 끌어들이고자 1㎞ 길이의 도랑까지 팠다고 노동신문이 소개했습니다.
북한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농업을 경제사업의 '주타격 방향'으로 내세우며 증산을 독려한 만큼 이번 가뭄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것으로 보입니다.
노동신문도 가뭄 극복이 "단순한 실무적인 문제가 아니라 올해 농사를 잘 지어 기어이 우리 인민들의 먹는 문제, 식량 문제를 해결하려는 당의 높은 뜻을 결사관철하기 위한 중요
또 주민들이 "올해 알곡 고지를 기어이 점령하자면 한 포기의 곡식도 가물 피해를 입지 않게 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하고 구슬땀을 아낌없이 바쳐 물주기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중앙통신은 지난 19일 북한에서 강수량이 적은데다 고온 현상이 지속돼 2001년 이후 최악의 가뭄을 맞았다며 농작물 피해를 우려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