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TV에서 자신의 모습을 봤다'는 어린이에게 "재미없었겠구나"라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12일 '원아들의 웃음소리'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평안남도의 고아 양육시설에 사는 5살 원아 리명복 군과 김 제1위원장이 나눈 대화를 소개하며 이같이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김 제1위원장이 "방금 뭘 하고 있었느냐"라고 묻자 리 군은 "TV에서 아버지 원수님(김정은)을 뵈었습니다"라고 답했다. 이에 김 제1위원장은 "재미없었겠구나"라는 반응을 보였다.
최고지도자 우상화 교육을 받았을 리명복 군의 교과서식 답변에 김 제1위원장이 진솔하게 반응한 것이다.
한편 과거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북한에 납치된 신상옥 감독과 함께 '김정일 장군 만세'를 외치는 북한 주민들의 모습을 지켜보는 자리에서 "인민들은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라며 "저건 다 가짜다"라고 털어놓은 적이 있다. 이 발언은 두 사람의 사적인 대화로 북한 사회에는 공개되지 않았다.
이와 비교해 김 제1위원장의 발언이 언론에 공개된 것은 북한 주민들의 속내를 솔직하게 인정한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해석한다.
김 제1위원장은 '은둔의 지도자'로 통하는 부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는 대조적으로 일반 주민들과 교류를 강화하면서 소탈하고 친근한 지도자의 이미지를 부각해왔다. 그가 어린이와 나눈 대화도 같은 맥락에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김정은 제1위원장은 간부에게 엄격하면서도 대중에게는 따뜻한 모습을 보이는 방식으로 민심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는 점에서 통치 스타일이 김정일 위원장보다는 김일성 주석에 가깝다"고 말했다.
[매경닷컴 속보부]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