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정치권은 20일 새정치민주연합이 전날 밤 의원총회 도중 단독으로 8월 임시국회 소집을 요구한 것에 대해 '방탄국회' 공방을 벌였다.
새누리당은 새정치민주연합이 세월호 특별법 협상안에 대한 당내 추인도 받지 못한 상황에서 8월 임시회를 단독 소집한 것은 구속영장이 청구된 동료 의원을 감싸려는 의도가 다분하다고 비판했다. 이에 새정치민주연합은 세월호 특별법 처리를 위한 것이라며 강하게 항변했다.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는 이날 SBS라디오에 출연해 "지금 검찰이 내사 또는 수사하는 의원들 문제가 아니라면 왜 이 국회를 소집해야 하는가"라며 "7월 임시회가 종료되는 12시(0시)가 되기 1분 전에 8월 임시회를 여는 이유는 국민이 걱정하시는 방탄국회라는 오해를 피하기 어렵게 된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세월호 특별법도 처리 못 하면서, 본회의 개최도 불가능한 상황에서 22일부터 회기를 열도록 요구한 것은 정말 눈에 보이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동안 야당 의원들이 입만 열면 특권 내려놓기를 한다고 해놓고 이번에 방탄국회를 연 것은 정말 잘못"이라며 "너무 속 보이는 것으로 명분도 없고 현실적으로 필요하지도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야당이 방탄국회가 아니고 산적한 현안을 처리하기 위해 소집을 요구한 것이라면 지금이라도 25∼31일로 회기를 정하고 25일에 원포인트 본회의를 열자는 제안을 해야 한다"면서 "그래야만 국민이 의혹을 품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새정치민주연합은 임시회 단독 소집 요구는 세월호 특별법 처리를 위한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박범계 원내대변인은 이날 새벽 의원총회 결과를 브리핑하는 과정에서 취재진으로부터 "방탄 국회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는 질문을 받자 연신 "세월호 특별법의 조속한 처리를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병호 의원도 이날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나와 "세월호 특별법이 굉장히 급하고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좀 적극적으로 국회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며 "어차피 국회가 열려도 정부에서 체포동의안을 내면 국회는 의결해야 하고, 저희가 소수당이기 때문에 구속을 막을 힘이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당내 일부에서는 이번 임시회 소집 요구로 인해 세월호 특별법 협상에서 성과도 내지 못한 채 '방탄국회'라는 비판만 받는 것 아니냐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온다. 전날 의원총회에서도 일부 의원은 임시회 소집에 반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박지원 의원은 이날 오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계속 가족들과 협의하고 토론의 필요성으로 인준을 보류하고 임시국회 소집요구를 어제 단독으로 했습니다. 법은 못하고 방탄국회? 야당의 숙명입니다"라고 말했다.
우원식 의원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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