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16일 공개한 남북군사당국자 접촉의 전말을 보면 서해 북방한계선(NLL)에 대한 양측의 입장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북측은 조선중앙통신의 공개보도를 통해 15일 판문점에서 열린 군사당국자 접촉에서 서해 예민한 수역, 예민한 선을 넘지 않는 문제 등을 제안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국방부 관계자는 17일 "북한이 언급한 '서해 예민한 수역, 예민한 선'은 자신들이 일방적으로 선포한 경비계선을 의미한다"며 "15일 접촉 때 경비계선을 거론하면서 우리 선박이 넘지 않을 것을 주장했다"고 밝혔다.
지난 2007년 12월 열린 제7차 장성급회담에서 주장한 서해 경비계선을 재차 거론한 것이다.
이에 우리 측은 지난 7일 남북 함정간 서해 NLL 사격전의 원인은 북한 경비정이 NLL을 월선해 생긴 문제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NLL을 존중하고 준수할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고 한다.
북한이 2004년부터 공식적으로 주장하기 시작한 경비계선은 서해 NLL 기준 2.8~14.8㎞ 남쪽으로, 서해 5개 도서의 위쪽 해상을 포함하고 있다.
우리 측은 NLL 남쪽의 경비계선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북측이 주장한 경비계선이란 용어가 두드러지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는 상황이다. 역으로 NLL과 경비계선 사이 해역을 완충구역, 즉 평화수역으로 설정하자는 북측 논리가 부각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반도의 화약고'로 불리는 서해 NLL을 둘러싼 남북 간 신경전은 올해 들어 더욱 심화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올해 들어 현재까지 자신들이 설정한 경비계선을 넘어오는 우리 측 함정에 대해 국제상선통신망으로 총 1138회의 경고통신을 벌였다. 지난해 경고통신이 4차례에 그친 것에 비해 285배 급증한 셈이다.
북한 함정의 NLL 침범도 지난 2011년 5회, 2012년 5회, 2013년 9회에서 올해 들어 현재까지 11회로 급증했다. 이에 따라 우리 군은 20여 회의 경고통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고사격도 늘었다.
북한 함정을 향한 우리 군의 경고사격은 지난 2011∼2013년 단 1회에 그쳤지만 올해 들어 모두 6회로 급증했다.
지난 7일에는 NLL을 월선한 북한 경비정이 경고사격을 하는 우리 해군 유도탄고속함을 향해 대응사격을 했고 유도탄고속함도 북한 경비정을 향해 대응사격을 하는 사태에 이르기도 했다.
북한이 경비계선을
여기에다 이달 말에서 다음 달 초로 예상되는 제2차 고위급 접촉에서도 NLL을 둘러싼 남북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는 상황이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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