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같은 한 배를 탔지만, 그렇다고 가까이 옆에 앉기엔 너무 먼 사람들이 있지요.
한일 관계도 그렇고 정치권도 그렇습니다.
새누리당에서는 김무성 대표와 김문수 보수혁신위원장, 그리고 홍준표 경남지사가 서로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사람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시발은 김문수 보수혁신위원장이었습니다.
김무성 대표가 보수 혁신의 기치를 걸고 김문수 위원장을 영입했는데, 김 위원장은 그런 김 대표의 면전에서 김 대표를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 인터뷰 : 김문수 / 새누리당 보수혁신위원장 (11일)
- "우리 당 대표님도 계시지만 새누리당 같은 경우는 집단지도체제, 최고위원제를 (도입) 했는데도 계속 김무성 대표님에게 (권력이) 집중됩니다. 지금부터 말씀드리는 것은 제 개인적인 소견입니다. 앞으로는 대통령에 출마할 사람은 주요당직을 맡아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당이 어떤 개인 팬클럽 비슷하게 사당화돼 있습니다."
권력이 집중됐다, 사당화됐다고 직격탄을 날리는 순간 김무성 대표는 지긋이 눈을 감은 채 표정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마음이 어땠을까요?
김문수 위원장은 사실 김무성 대표가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로 떠오르기 전만 하더라도 새누리당의 유력한 차기 주자였습니다.
경기 지사 출마를 포기한 것도 대권 도전 때문이라는 설이 많았습니다.
그런 김 위원장이 김무성 대표가 차기 대권주자로 떠오르는 것을 견제하려는 것이었을까요?
김무성 대표는 이런 김문수 위원장에게 별명인 '무대'답게 대인의 풍모를 보여줬습니다.
▶ 인터뷰 : 김무성 / 새누리당 대표 (11월 13일)
- "정치혁신의 첫 단계는 의원들의 특권 포기가 되어야 합니다. 물론 반대의 목소리도 존중하도록 하겠습니다. 김문수 위원장과 보수혁신위원들에게 무한한 신뢰를 보내면서…."
김문수 위원장의 보수혁신안이 상당수 의원들의 반발을 불러왔지만, 김 대표는 그런 김문수 위원장에게 다시 힘을 실어줬습니다.
한 사람만 빼고 말입니다.
다름 아닌 홍준표 경남지사입니다.
홍 지사의 거친 입은 김문수 위원장에게 바로 꽂혔습니다.
그 형식은 마치 김무성 대표를 대변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 인터뷰 : 홍준표 / 경상남도지사(12일)
- "일용직 노무자처럼 일당 개념으로 넌 출석 안 했으니까 얼마 빼겠다. 그건 쩨쩨한 놈입니다. 그건 옛날에 우리 김문수 위원장이 노동자 할 때 생각이고…대표하고 각 세우면 될 것도 안돼요. 김무성 대표하고 잘 지내고 그냥 김무성 대표 심기를 건드리는 말 하지 말고…"
홍 지사가 김무성 대표를 보호하려 했던 것일까요?
그렇게 생각했다면 너무 순진합니다.
김문수 위원장의 가슴에 상처를 낸 홍 지사는 곧바로 김무성 대표에게도 아픈 말을 꺼냈습니다.
▶ 인터뷰 : 홍준표 / 경상남도지사
- "2006년도 같은 경우를 보면 당 혁신위원회였기 때문에 그 당시에 혁신안을 만들고 난 뒤에 그 당시에 사무총장이 그 혁신안을 반대하는 데 제일 앞장을 섰습니다. 권역별 토론회를 하는데 사무총장이 그 당시에 주도적으로 토론회 서두부터 혁신안을 반대했습니다. 그 당시에 반대한 사무총장이 김무성 대표입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자신이 만든 혁신위기 때문에 난 반대 못 할 것으로 봅니다."
이런 경우를 가르켜 '원샷 투킬'이라고 해야 할까요?
홍준표 지사 역시 차기 대권주자로 김문수, 김무성 두 사람을 견제할 필요가 있었던 것일까요?
무상급식으로 주가가 오른 홍 지사가 '자기 정치'를 하고 있다는 시선이 쏟아지는 이유입니다.
새정치민주연합에도 가까이 하기엔 너무나 먼 사람들이 있습니다.
문재인 의원과 박지원, 조경태 의원이 그렇습니다.
문재인 의원은 '친노 계파 해체'를 공식선언하며 석달 뒤로 다가온 전당대회에 출마할 결심을 사실상 굳혔습니다.
▶ 인터뷰 : 문재인 /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10일)
- "이번 전당대회는 저뿐만 아니라 우리당의 당원들 모두가 기대가 아주 크죠. 첫째는 하나로 단합하는 그런 전당대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고, 또 하나는 혁신의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마 저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당원의 바람이 아닐까 싶은데요. (계파 해체 선언 이야기도 하셨는데, 계파 문제의 심각성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렇죠. 우리가 거기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거죠."
하지만 문재인 의원이 당권에 도전하는 것을 놓고 우려와 반대가 공존하고 있습니다.
문재인식 정치를 표방한다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과 같은 강단이 없는 문 의원이 과연 대표직을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있겠냐는 겁니다.
툭하면 당 대표를 흔들어대는 새정치민주연합의 특성상 문 의원 역시 손학규, 안철수 처럼 상처투성이가 돼서 당 대표에서 내려올 것이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문 의원의 대권 출마를 반대하는 것은 박지원 의원과 조경태 의원도 마찬가지지만, 조 의원의 말이 더 셉니다.
시사마이크에 출연했던 조경태 의원의 말입니다.
▶ 인터뷰 : 조경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12일 시사마이크)
- " 지금 우리 비대위를 보면 자신들의 계파의 수장이라는 사람이 한 자리씩 꽤차고 앉아있지 않습니까? 참 볼썽사납습니다. 당이 침몰하는 상황에서 당을 어떻게 살리겠다는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당권, 계파의 이익에만 몰두하는 모습이 국민들과 당원들도 많이 실망하고 있다 생각합니다."
조 의원은 자신이야말로 노무현 대통령의 정신을 이어가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이런 조 의원에 대해 쓴소리를 하는 사람은 바로 박지원 의원입니다.
조경태 의원이 계파 정치를 비판하자, 박 의원은 이런 말을 했습니다.
" 조경태 의원도 지방에 자기 계파가 있다. 그러니까 그렇게 같은 당에서 정치를 하면서 (누구나 마찬가지) 고고청청 공자 같은 소리하면 안 된다"
그렇다고박지원 의원이 문재인 의원 편을 들어주는 것도 아닙니다.
시사마이크에 출연했던 박지원 의원의 말입니다.
▶ 인터뷰 : 박지원 / 새정치민주연합 의원(12일 시사마이크)
- "저는 당권과 대권을 분리하는 것이 좋다 이런 얘기를 하고 있어요. 우리의 목표는 2017년 정권교체를 해서
새누리당의 차기 대권을 겨루는 김무성, 김문수, 홍준표
그리고 새정치연합의 미래를 책임지겠다는 문재인, 박지원, 조경태
분명 이들은 같은 배를 탔지만, 가까이 하기에는 너무 먼 사람들로 비칩니다.
김형오의 시사 엿보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