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이번 회담의 주체로 통일준비위원회를 내세웠습니다.
그런데 북한은 그동안 통준위를 흡수통일을 실현하기 위한 조직이라고 비판해 왔다는 점에서 순순히 회담에 응할지는 미지수입니다.
이기종 기자입니다.
【 기자 】
정부가 이번 남북 당국 간 회담의 주체로 통일부가 아닌 통일준비위원회를 내세운 배경을 놓고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북한은 그동안 틈만 나면 통일준비위원회에 거부감을 드러내 왔기 때문입니다.
▶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 보도 (지난 12일)
- "자유민주주의 체제 하의 통일은 영원히 실현될 수 없는 개꿈에 불과하다. 통일준비니 뭐니 하면서 체제대결 책동에 계속 매달린다면…."
통준위가 흡수통일을 위한 기구라는 겁니다.
게다가 남북 고위급 접촉이 무산된 상황에서 민관 합동기구인 통준위를 대화창구로 제시한 것이어서 북한이 이를 문제 삼을 가능성이 큽니다.
북한이 대화 자체를 거부하거나, 통준위를 배제한 형태의 역제의를 해올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 인터뷰 : 김용현 /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 "새로운 틀의 대화 창구 제시에 대해서 북측이 상당히 부담을 느낄 수 있다, 북측의 수정제안도 있을 수 있다고 봅니다."
북한이 대북전단 살포와 대북 인권압박에 대한 우리 정부의 태도 변화를 대화의 선결조건으로 제시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통준위가 대통령 직속기구인 만큼, 청와대와 직접 대화를 원하는 북한이 적극적으로 응해올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북한 역시 '김정일 3년상'을 마치고, 본격적인 김정은 체제를 시작하는 만큼 대화공세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MBN뉴스 이기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