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과 여권을 겨냥한 야권의 공격이 매세워졌습니다.
총리를 지낸 새정치민주연합 이해찬 의원이 오래만에 모습을 드러내 이완구 총리를 거세게 몰아부쳤습니다.
▶ 인터뷰 : 이해찬 /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어제)
- "대통령을 만나서 '각하'라는 표현을 쓰셨는데, 적절치 않은 표현이라서 제가 국민의 정부 인수위할 때 폐기했던 용어입니다."
▶ 인터뷰 : 이완구 / 국무총리 (어제)
- "각하라는 표현이 국민 정서에 맞지 않는다면 그건 다시 한 번 재고하겠습니다."
▶ 인터뷰 : 이해찬 /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어제)
- "다른 사람은 몰라도 총리만큼은 차라리 총선에 불출마하겠다고 이 자리에서 입장 표명을 하시고…."
▶ 인터뷰 : 이완구 / 국무총리 (어제)
- "적절한 기회에 제 입장을 밝히도록 하겠습니다."
이해찬 의원은 야권의 기획 전략통으로 손꼽히는 인물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을 만들었고, 지난 대선 문재인 대표를 대선 후보로 만든데 핵심 역할을 한 인물입니다.
그런 이해찬 의원이 숨죽여 지내오다 집권 3년차를 맞는 어제 전면에 나섰다는 것은 뭔가 의미심장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여권 권력의 핵심을 향해 정조준하는 것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혹 2017 문재인 대통령 만들기의 플랜이 작동되기 시작한 걸까요?
문재인 대표 역시 차기 대선 후보로서 강인한 인상 심어주기에 나선 듯 보입니다.
외연으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날선 비판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표의 말입니다.
▶ 인터뷰 : 문재인 /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23일)
- "박근혜 정부 2년은 서민 경제 파탄의 2년이었습니다. 이렇게 정부가 무능하고 무책임할 수가 없습니다. 국민의 입장에서 배신 당한 2년이었습니다. 또한 박근혜 정부 2년은 분열과 대립의 2년이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움으로써 지난 대선을 연상케 하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아니라면, 대안은 문재인이다라는 식으로 들리나요?
내연으로는 당을 장악해가고 있는 듯합니다.
당의 통합을 깰 수 있다, 계파 갈등을 부추길 수 있다는 내부의 여러 비판에도 불구하고 문 대표는 당 수석사무부총장에 친노계인 김경협 의원을 임명했습니다.
전략기획위원장도 2012년 대통령 선거 당시 문재인 후보 캠프 대변인을 지낸 진성준 의원이 유임됐습니다.
수석사무부총장 자리는 내년 총선의 공천 실무를 맡는 핵심 요직입니다.
비노 진영은 문 대표가 친노 수석사무부총장 임명을 강행한 게 내년 총선에서 친노 진영을 전진 배치하기 위한 의도로 보고 있습니다.
문 대표가 전당대회에서 당선되면 친노에 불이익을 주겠다고 약속한 것을 스스로 뒤집은 걸까요?
호남계인 주승용 최고위원은 지금까지 수석사무부총장은 1위로 당선된 최고위원이 임명하는 관례마저 무시한 인사라고 비판했습니다.
문 대표가 이런 비판이 일것을 알면서도 김경협 의원을 앉힌 것은 분명 어떤 의도가 있을 겁니다.
때마침 친노계로서는 단합을 꾀할 수 있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바로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이인규 당시 대검 중수부장의 증언입니다.
박연차 태광실업 전 회장이 권양숙 여사에게 줬다는 1억원 짜리 시계, 그것을 논두렁에 버렸다는 말은 조작된 것이라는 증언입니다.
검찰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으며, 국정원이 조작한 말이라는 겁니다.
야당은 진상 조사를 벌이겠다고 벼르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우윤근 /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 "국정원이 검찰 수사 내용 언론 제공해서 왜곡-여론 호도 했다면 용납할 수 없는 국가적 범죄행위이다. 진실이 명백히 밝혀져야한다. 검찰은 의혹 실체적 규명을 위한 수사 나서야 한다. 우리 당은 이 사안의 중대성 감안해 정보위-법사위 긴급 소집해 진상조사 착수한다."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진상조사는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았든 친노, 나아가 새정치연합을 하나로 탄탄하게 묶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힘은 문재인 대표에게 쏠릴 것입니다.
야당내에서 저격수 역할을 하고 있는 정청래 최고위원의 말도 매섭습니다.
정청래 의원의 말입니다.
▶ 인터뷰 : 정청래 /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 (2월25일)
- "논두렁은 봉하마을이 아닌 도곡동 국정원의 논두렁이었습니다. 박 대통령은 한나라당 의원 시절 노 대통령 향해 나쁜 대통령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저도 논평하겠습니다. 박 대통령은 진짜 나쁜 대통령입니다."
발언 수위가 세 오히려 역풍이 불것이라는 우려도 있지만, 야권의 지지자들을 하나로 묶는 역할도 있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지지율은 문재인 대표 취임 이후 30%대를 넘으며 새누리당과 바짝 붙어있습니다.
전당 대회 효과라는 분석도 있지만, 차기 대선주자로 뛰는 문재인 대표로서는 나쁘지 않은 분위기입니다.
그러나 청와대와 여권을 향한 날선 공격은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낳
발목잡기, 싸움만 하는 야당이라는 이미지를 고착화 시킬 수 있습니다.
여권 지지자들에게 위기감을 불어넣어 탄탄하게 결집시킬 수도 있습니다.
대통령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하늘이 내리는 것이라는 말을 새겨들어야 할 때일까요?
김형오의 시사 엿보기였습니다.
[김형오 기자 / hokim@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