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 집권 후 가장 확실한 ‘2인자’로 평가받던 최룡해 당 비서의 정치적 위상이 약화된 것으로 9일 확인됐다. 앞서 북한 매체들은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을 최 비서보다 앞서 호명하며 권력구도 변화를 암시했고 이날 보도로 공식화한 것이다.
노동신문은 이날 3·8 국제부녀절 중앙보고대회 소식을 전하며 보고자로 나선 최 비서를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으로 소개했다. 이전까지 최 비서는 노동당 내 김 제1비서를 포함해 3명밖에 없는 최고위직인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활동했지만 한 계단 강등돼 ‘위원’으로 호명됐다.
공교롭게 이날 노동신문에는 황 총정치국장이 김 제1비서를 수행해 공군부대를 현지지도한 내용이 1·2·3면에 대대적으로 보도됐다. 반면 최 비서가가 참석한 국제부녀절 중앙보고대회 소식은 바로 뒷면인 4면에 배치돼 묘한 대조를 이뤘다.
하지만 이같은 북한의 2인자 구도 역전을 고착화된 것으로 보기에는 이르다는 의견이 많다. 이러한 양상은 김 제1비서가 유일영도체계를 확립하는 과정에서 최 비서와 황 총정치국장, 혹은 제3의 인물이 참여해 언제든 되풀이될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 제1비서는 기본적으로 최룡해와 황병서 두 사람에게 적절히 영향력과 역할을 부여해 균형을 유지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면서 “최 비서가 강등된 것은 맞지만 그 이유에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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