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도피생활을 해온 장진호 전 진로그룹회장이 심장마비로 숨졌습니다.
한때 그룹을 재계서열 24위까지 올려 놓은 장 전 회장은 1997년 외환위기로 몰락하면서, 비운의 황태자가 됐습니다.
송한진 기자입니다.
【 기자 】
10년간 해외에서 도피생활을 이어온 장진호 전 진로그룹 회장이 중국 베이징에서 숨졌습니다.
올해 63살인 장 전 회장은 지난 3일 자택에서 심장마비 증세로 병원으로 이송됐다가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국에 있던 가족들은 장례 절차를 위해 베이징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985년 진로그룹 2대 회장에 올라 급속한 사세 확장을 이끈 장 전 회장은 그룹을 재계서열 24위까지 끌어 올렸습니다.
하지만, 1997년 IMF 외환위기로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합니다.
▶ 인터뷰 : 장진호 / 전 진로그룹 회장(진로살리기 캠페인)
- "국민 여러분이 그동안 성원해 주신데 감사드리고, 우리가 앞으로 더욱 분발하기 위해 이런 행사를 꾸몄습니다. 더욱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이런 노력에도 진로그룹은 결국 분할매각됐고, 장 전 회장은 5천억 원대 사기대출과 비자금 횡령 등의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집행유예 기간인 2005년 해외로 도피한 장 전 회장은 그동안 캄보디아와 중국을 떠돈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장 전 회장은 사망 전날인 지난 2일 한국의 지인에게 만취한 상태로 전화를 걸어 "힘들고 괴롭다"는 말을 되풀이 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장 전 회장은 도피 중에도 은행업과, 부동산개발업 등으로 재기를 노렸지만, 성과를 내지 못해 심적인 압박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MBN뉴스 송한진입니다.
영상편집 : 홍승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