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여야 의원 모두에게 로비를 했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는데요.
그래서 저희 MBN이 지난 10년 동안의 국회의원 고액 후원자 명단을 전수조사해 봤는데, 성 전 회장 가족이 여러 차례 후원금을 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박준규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 인터뷰 : 이완구 / 국무총리 (지난 14일)
- "제가 알기로 성완종 회장은 동료 의원들에게도 후원금을 많이 낸 걸로 알고 있습니다. 여야를 막론하고…."
이 총리의 문제 제기 직후 여야 의원들은 술렁였습니다.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지난 10년간 300만 원 이상의 고액 후원자 명단을 들여다봤습니다.
하지만, 성 전 회장의 이름은 없었고, 대신 성 전 회장의 가족과 경남기업 임원들의 이름만 올라 있었습니다.
첫째 동생 성우종 씨는 열린우리당 신계륜 의원에게 500만 원, 한나라당 성윤환 의원에게 두 차례에 걸쳐 1,000만 원을 후원했고,
셋째 동생 성일종 씨는 한나라당 임태희 의원에게 300만 원, 무소속 임채정 의원에게 500만 원을 후원했습니다.
경남 기업 임원들 역시 여야 가리지 않고 후원금을 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성 전 회장이 이들의 명의를 빌려 소액으로 나눠 후원하는, 이른바 '쪼개기 후원'을 했다는 추론이 가능합니다.
정치자금법에는 '누구든지 부당하게 타인의 의사를 억압해 기부를 알선할 수 없다'고 명시해 '차명 후원금'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지만,
제삼자를 소개하는 형식을 통한 자발적 후원은 가능합니다.
▶ 인터뷰(☎)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
- "'네가 좀 내봐라' 그래서 소개받은 사람이 자기 돈으로 자기 이름으로 냈다고 하면 그건 문제가 안 되죠."
하지만 사실상 불법 정황을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따라서 성 전 회장이 또 다른 사람들의 명의를 빌려 같은 수법으로 후원한 국회의원의 수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보입니다.
MBN 뉴스 박준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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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안석준 기자
영상편집 : 송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