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순 항소심서 당선무효, 양주시장까지…공직사회 '술렁'
↑ 박영순 구리시장 항소심서 당선무효/사진=MBN |
구리시장 1심 벌금보다 220만원↑·양주시장 50만원↓
시민·공무원 "발전 노력했는데 각종 사업 차질 우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박영순(67) 경기 구리시장과 현삼식(68) 양주시장이 8일 항소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았습니다.
대법에서 이대로 형이 확정되면 둘은 시장직을 잃게 됩니다.
두 도시는 1995년 민선 지자체장 출범 이후 당선 무효로 중도 하차한 시장이 단 한 명도 없습니다.
이 때문에 두 지자체 공직·지역사회가 어수선합니다.
박 시장은 전국에서 보기 드물게 1994∼1995년 관선으로 시장을 지낸 뒤 민선 2기에 이어 4∼6기에 연속으로 당선됐다. 무려 5번입니다.
그 사이 박 시장은 선거법 위반 혐의로 세 차례 입건됐습니다.
이 가운데 두 번은 기소됐으나 모두 시장직을 유지하는 벌금형을 받아 살아남았다. 한 번은 아예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이번에 최대 위기를 맞았다. 2심에서 형량이 늘어난 것이 부담입니다.
박 시장은 지난해 6·4 지방선거를 치르는 과정에서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기소돼 1심에서 벌금 80만원을 받았습니다.
검찰이 항소했고 2심 재판부는 1심보다 형량을 늘려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습니다.
2심 재판부는 "1심은 허위의 정도가 약하다고 보고 감경 요소를 적용해 벌금 80만원을 선고했는데, 피고인의 행위는 선거가 임박해 다수의 상대방에게 공표해 전파성이 높은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량 가중 요소에 해당한다"고 밝혔습니다.
1심의 형량이 너무 낮다고 판단했습니다.
박 시장이 이전에 선거법 위반으로 2차례의 벌금형과 1차례의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전력도 고려됐습니다.
예상과 달리 형량이 늘어난 소식이 알려지자 구리시 공직사회는 당황했습니다.
한 공무원은 "박 시장은 구리가 앞으로 100년을 자족할 수 있는 초대형 프로젝트인 월드디자인시티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며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의심했지만 박 시장이 성과를 냈는데 사업이 차질을 빚을까 우려된다"고 걱정했습니다.
양주시 공직사회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현 시장은 민선 5기에 이어 재선에 성공하며 양주 발전을 위한 초석을 다졌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지방선거 과정에서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았습니다.
2심 재판부는 1심에서 유죄로 인정한 3건의 허위사실 중 '시 재정 2천500억원을 절감했다'는 내용을 선거공보에 기재한 부분을 무죄로 판단해 형량을 줄였습니다.
그럼에도 벌금 150만원이 선고됐습니다.
양주 공직·지역사회는 2심에서 감형을 기대했지만 역시 당선
시민 이모(43)씨는 "현 시장이 전철 7호선 연장사업과 양주역세권 개발사업 등을 역점적으로 추진해 다시 뽑았다"며 "도시 발전에 대한 기대가 큰데 차질을 빚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며 우려했습니다.
그러나 선거 때마다 사법적 논란이 되는 허위와 과장 등 불법적 선거운동 풍토도 이번 일을 계기로 고쳐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