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선 고위급 간부가 숙청되면, 당사자의 얼굴을 김정은 기록영화에서 삭제해왔습니다.
하지만, 지난달 30일 숙청된 것으로 알려진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의 경우 14일 기록영화와 노동신문에 등장하고 있습니다.
어떤 이유일까요. 오지예 기자입니다.
【 기자 】
오늘 저녁 조선중앙TV가 방송한 김정은 기록영화의 한 장면입니다.
지난 2013년에 촬영된 것이지만,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이 김정은을 수행하고 있는 모습이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국가정보원은 현영철이 지난달 30일 숙청됐을 것으로 판단했지만, 이후에도 기록영화에 계속 등장하고 있는 겁니다.
북한은 고위급 간부의 숙청 전후로 영상과 출판물 등에서 당사자의 얼굴을 삭제해왔습니다.
장성택은 처형 5일 전에 기록영화에서 삭제됐고, 리영호 총참모장 역시 해임 후 6일 만에 모습을 감췄습니다.
하지만, 현영철의 경우 숙청 보름이 지났지만 기록영화에 여전히 등장하고 있기 때문에 국정원이 '현영철 숙청' 발표를 섣불리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 인터뷰 : 양무진 /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반역죄와 함께 기록물에 등장한다는 것은 상당히 모순이고, 처형의 가능성보다 사상 교육이라든지 하방 교육(현장 교육)을 받을 가능성도…. "
하지만, 지난달 29일에도 김정은이 고위 관계자 15명을 처형했다는 사실이 공개됐기 때문에 이에 부담을 느낀 북한이 현영철 기록 삭제를 미루고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MBN 뉴스 오지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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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편집 : 박기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