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의 숙청 이후, 공포정치의 단면을 보여주는 영상이 공개됐습니다.
북한의 군 서열 1위 황병서 총정치국장이 무심코 김정은보다 앞서 걷다가 놀라는 장면인데요.
이기종 기자입니다.
【 기자 】
북한군 훈련일꾼대회를 마치고 기념촬영에 나선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
꽃다발을 받기 위해 잠시 멈춘 사이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이 한걸음 앞서 걷습니다.
이를 뒤늦게 깨달은 황병서는 깜짝 놀라 뒷걸음질칩니다.
김정은이 꽃다발을 건네주려 하자, 바짝 긴장한 군 서열 1위 황병서는 물론 서열 2위인 리영길 총참모장이 경쟁하듯 나섭니다.
공식행사의 자리 배치에서 서열을 엄격히 따지는 북한에서 김정은보다 앞서 걷는 것은 용납되지 않습니다.
북한이 처형된 장성택의 죄상 중 하나로 언급한 오만불손한 태도나,
숙청된 것으로 알려진 현영철 인민무력부장과 같이 김정은이 참석한 회의에서 조는 것 역시 이른바 최고 존엄의 권위에 대한 도전으로 여겨집니다.
이번 영상이 촬영된 시기는 현영철의 숙청 직후인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군 간부들이 어느 때보다 긴장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북한의 2인자 그룹인 황병서 역시 숙청의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할 정도로 북한 사회의 경직성이 더해가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MBN뉴스 이기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