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거취 결론 못내…與 '유승민 거취' 놓고 종일 어수선
↑ 유승민 거취 결론 못내/사진=MBN |
새누리당은 29일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촉발된 유승민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를 두고 종일 어수선한 분위기에 휩싸였습니다.
지난 25일 의원총회에서 유 원내대표에 대한 '재신임'이 다수를 이루고, 이어 유 원내대표가 박 대통령에게 공개사과를 하면서 상황은 일단락 지어지는 듯했으나 주말 사이 청와대와 친박(친 박근혜)계 의원들의 사퇴 압박이 거세지면서 뒤숭숭한 분위기가 이어졌습니다.
당내에선 "유 원내대표가 대승적 차원에서 사퇴해야 한다"는 주장과 "이미 재신임 받았는데 다시 사퇴를 주장하는 것은 당의 분란을 확산하려는 것"이라고 견해가 맞섰습니다.
어수선한 분위기는 이른 아침 8시 30분부터 경기도 평택에서 개최한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부터 시작됐습니다. 이날 회의에 친박(친박근혜)계인 서청원·이정현 최고위원이 불참하면서입니다.
김무성 대표는 이날 현장 최고위원회의가 제2연평해전 13주기를 맞아 개최하는 만큼 최고위원들에게 정치현안에 대해선 발언을 자제하도록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신 김 대표는 오후 3시 국회에서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유 원내대표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2차 연평해전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까지 '집안싸움'을 연출했다간 여론의 역풍을 맞을 것을 우려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지도부의 입단속 노력은 빛이 바랬습니다. 김태호 최고위원이 회의에서 "유 원내대표가 용단을 내려야 한다"며 사실상 사퇴를 촉구하는 돌출 발언을 쏟아냈기 때문입니다.
이에 김 대표는 즉각 마이크를 잡고 "회의 전에도 부탁의 말씀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지도부 간) 협조가 되지 않고 있다"며 공개 석상에서 불편한 심기를 여과없이 드러냈습니다.
앙금이 남은 듯 김 대표는 회의 말미에도 "지역 현안 논의를 위해 많은 분이 오셨는데 김태호 최고(위원)가 협조를 하지 않아서 여러분이 발언을 많이 할 수가 없다"며 핀잔을 주기도 했습니다. 참석자들 사이에서는 순간 실소가 터져나왔습니다.
여의도의 새누리당 주변도 아침부터 분주하게 돌아갔습니다. 초·재선급 의원들 중심의 소규모 회동이 이어졌습니다.
매주 월요일 조찬회동을 가져온 초·재선 의원 모임 '아침소리'에 이어 초선의원 모임인 '초정회'도 오찬 회동을 통해 대책을 숙의했습니다. 또 지난주 의총 직전 한 차례 모였던 김용태 의원 주도의 재선의원 모임도 다시 한번 모여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재선의원 20명은 이날 회동 후 성명을 내고 "일부에선 의총 결과를 무색하게 하면서 원내대표 사퇴를 주장해 당내 분란이 확산하고 있다"며 "민주적 절차를 통한 결정을 의원 총의를 묻지 않은 채 최고위가 일방적으로 결정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습니다.
'아침소리' 또한 브리핑에서 "당청관계를 어떻게 생산적으로 끌고 갈 것인지 머리를 맞대야 할 시점에 당청간 사태를 악화시키는 소통부족 양상이 계속된다면 국가, 국민, 당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며 "지금은 소통과 중재가 시급한 때"라고 지적했습니다.
오후 3시. 긴급 최고위원회의가 열린 국회 본관 새누리당 대표실 앞 복도는 아수라장을 방불케했습니다.
몰려든 취재진들은 회의장으로 향하는 최고위원들에게 질문공세를 퍼부었고, 최고위원들은 이를 회피하면서 회의장 입장을 시도해 한바탕 승강이가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이날 회의에는 사의를 표명한 이군현 사무총장을 제외한 최고위원 8인이 참석했습니다.
시작부터 비공개로 진행된 긴급최고위는 장장 2시간 30분에 걸쳐 격론이 오갔지만 끝내 유 원내대표의 거취문제에 대한 최종결론에 이르지는 못했습니다.
김 대표는 회의 종료 후 직접 브리핑을 통해 국회법 개정 거부권 파동 사태에 대해 사과한 뒤 유 원내대표의 거취와 관련해선 사퇴를 촉구하는 의견도 개진됐으나 유 원내대표가 "잘 경청하고 고민을 해보겠다"고 했다고 밝혔습니다.
김 대표는 모두발언 이후 추가 의총 개최나 이후 절차 등에 대한 기자들의 쏟아지는 질문을 뒤로한 채 응답없이 국회를 떠났습니다.
유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 직후 국회 의사일정 재개와 관련 여야 협상을 위해 정의화 국회의장 집무실을 찾아 새정치연합 이종걸 원내대표와 3자 회동에 참여했습니다.
유 원내대표는 국회의장실로 이동 중에 취재진의 질문이 쏟아졌지만 "고민해보겠다"는 답변만 되풀이하며 말을 아꼈습니다.
한편, 기자 브리핑에서 김 대표는 자신은 회의에서 당의 파국을 막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만 밝혔으나 서청원 최고위원
당초 유 원내대표 거취문제의 최대고비가 될 이날 오후 긴급최고위원회의가 결론없이 끝나자 당내에선 내홍사태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관측과, 국회 본회의가 예정된 내달 1일까지는 해결의 가닥이 잡히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엇갈렸습니다.
유승민 거취 결론 못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