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을 10년 넘게 다녔지만 앞으로 시곗바늘을 30분 앞으로 돌릴지 뒤로 돌릴지 계속 햇갈리게 생겼네요”
북측이 15일부터 30분 늦춘 표준시를 사용한 이후 첫 개성공단 출근일인 17일 한 개성공단 입주기업 대표는 매일경제와의 통화에서 당분간 출·입경은 물론 바뀐 근무시간을 머릿속에서 바꾸느라 애를 먹을 것 같다고 푸념했다. 남과 북이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두 개의 시간대를 쓰게 되면서 당장 남북 근로자가 함께 일하고 있는 개성공단을 드나는 우리 측 직원들도 바뀐 입·출경 시간때문에 당분간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17일 개성공단으로 들어가는 파주 통일부 남북출입사무소(CIQ)는 출·입경장 곳곳의 전광판에 ‘북측 표준시 변경 남북간 시차 30분 발생 유의바람’ ‘서울 9:00면 개성 8:30입니다’ 등의 안내문구를 내보냈다.
일단 바뀐 표준시가 적용된 첫 날 출근길에는 별다른 혼란이 발생하지 않았다. 우리 측 기준으로 보면 출근시간이 30분 늦춰진 것이기 때문에 바뀐 표준시때문에 공단출입 시간을 놓친 경우는 없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서울 강남권이나 경기 남부지역에서 출발해 개성공단에 들어가는 우리 측 인원들은 본의 아니게 바쁜 출근시간에 30분 여유가 생긴 측면도 있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개성공단 출입에) 특별한 혼란은 없다”며 “정부는 북한의 일방적인 처세에도 불구하고 개성공단의 원활한 운영을 위하여 필요한 절차를 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 대변인은 “국제적 관례와 개성공단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서 우리가 시간을 30분 정도 늦춰서 맞추기 했다”며 “그 다음에 내부적으로 필요한 절차 안내해주고 시스템을 거기에 맞게 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입주기업들은 마지막 입경시간이 오후 5시에서 5시30분으로 30분 늦춰지며 북측 시계를 바라보다 돌아올 시간을 놓치고 그에 따른 ‘벌금’을 낼 우려가 커졌다며 불만스러운 모습이다. 또 다른 입주기업 대표는 “아무래도 입경시간이 서울 퇴근시간대와 가까워지면 자유로·강변도로·통일로가 더 막혀서 공단 들어갔다가 저녁때 서울에서 중요한 비즈니스
이와 관련해 정부 관계자는 “일단 북측 표준시 변경 초기에는 다들 어느 정도 혼란은 불가피할 것”이라며 “(표준시 변경후) 생산성이 떨어진다거나 하는 게 수치상으로 나오면 개성공단 관리위가 북측 총국과 개선책을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