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전쟁 중 전사한 한 군인이 65년 만에 가족들 품에 안겼습니다.
군의 유해발굴 작업을 통해 가능한 일이었는데요.
아직도 13만 명에 달하는 전사자들은 빛도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유해 발굴 현장을 김태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녹슨 인식표와 단추, 그리고 숟가락.
고 정성준 하사가 6·25 전쟁 중 남긴 유품입니다.
늠름했던 모습 대신 유품이 65년 만에 집으로 돌아온 겁니다.
지난 5월 유해 발견 당시 인식표가 함께 확인돼 빠른 시간에 신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 인터뷰 : 정문웅 / 고 정성준 하사 남동생
- "형님, 정말 반갑습니다. 정말 한평생 저도 이렇게 살아오면서 형님 생각을 잊어본 적이 거의 없습니다."
조심스럽게 흙을 털어내자 나타나는 유해들.
6·25전사자 유해발굴은 2000년부터 시작돼 지금까지 8,500구 정도가 발굴됐습니다.
▶ 인터뷰 : 배대장 / 유해발굴감식단 발굴팀장(상사)
- "보시면 여기 치아까지 선명해서 완전 유해에 가깝게. 치열하게 전투했던 현장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DNA 확보 등 신원 확인 과정이 만만치 않아 가족 품에 안긴 전사자는 109명에 불과합니다.
13만 명에 달하는 호국용사들은 아직도 차디찬 땅속에서 빛을 보기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신필순 / 유해발굴감식단 과장(중령)
- "국가를 위하여 희생한 분은 국가가 끝까지 책임진다는 그런 소명하에 마지막 한 분까지 찾는 그날까지…."
한 명의 유해라도 더 집으로 돌려보내겠다는 비장한 각오로 유해발굴 작업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MBN뉴스 김태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