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조셉 바이든 미국 부통령의 초청으로 부통령 관저(Naval Observatory)에서 오찬을 함께 했다. 오바마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 부통령이 관저로 아시아 정상을 초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박 대통령과 바이든 부통령의 대화는 시종일관 화기애애했으며 중국도 대화의 소재로 등장했다고 청와대는 소개했다. 박 대통령이 “북한을 의미있는 대화로 이끌기 위해선 국제사회의 단합된 노력, 특히 중국의 건설적인 역할 확보가 중요하다”며 미국의 협조를 요청한데 대해 바이든 부통령은 즉시 “미국은 한중관계의 발전을 지지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바이든 부통령은 한일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를 표명하고 한중일 정상회의 주최 등 동북아 역내 국가간 안정된 관계구축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미 양측이 중국의 건설적인 역할에 대해 공감을 표한 점은 미국 일부에서 불거졌던 한국의 ‘중국 경사론’이 근거가 없음을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바이든 부통령은 또 전작권 방한, 방위비 분담, 원자력협정 개정 등을 거론하며 “시간이 지나면 과거 다뤘던 현안들이 얼마나 어려웠는지를 잊어버리기 쉬운데 박 대통령의 탁월한 리더십으로 이해관계가 뒤얽힌 어려운 현안들이 잘 해결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박 대통령에게 “집에 찾아온 손님에게 손님이 원하는대로 다 해줘야 한다고 부친이 말씀하셨다”며 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오찬에는 콜린 칼 부통령 국가안보보좌관, 엘리 래트너 국가안보부보좌관, 마크 리퍼트 주한미국 대사, 대니얼 러셀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국가안보회의(NSC) 아태 담당 선임보좌관 등이 배석했다. 바이든 부통령은 대선출마 여부를 묻는 한국기자들의 질문에 “어떻게 하면 되느냐”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차기 미국 대선에서 잠재적 민주당 유력 후보로 꼽히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에 앞서 취임 후 처음으로 미국 국방부(펜타곤)를 방문하고 애슈턴 카터 미 국방부장관을 접견했다. 박 대통령은 카터 장관에게 “공고한 한미동맹과 연합방위태세 강화를 통한 대북 억제가 ‘부전승’ 즉 압도적 우위로 적과 싸우지 않고 이기는 최상의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카터 장관은 “미국의 한반도 방어 의지와 능력은 오랜 기간 강철같이 확고했으며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어 “8월초 북한의 지뢰도발과 관련해 위험할 수도 있었던 상황을 한국 정부가 성공적으로 잘 관리한 것을 축하드린다”며 “미래의 도발에 대해서도 긴밀히 협력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미국은 한반도에서의 전쟁 억지력을 유지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능력을 투입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접견에 앞서 미 펜타곤 의장대의 ‘공식의장 행사’에서 “한미 장병 여러분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같이 근무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자유의 최전선에 함께 서 있는 여러분이야말로 한미동맹의 심장이라고 생각했다”며 격려했다. 박 대통령은 한미장병들과 악수를 하고 이들을 향해 “Korea thanks you, we go together”라고 말했고, 장병들은 “같이 갑시다”라고 외치며 화답했다. 펜타곤 방명록에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한반도의 평화통일 시대를 열어가길 바랍니다. 대한민국 대통령 박근혜. 2015년 10월 15일”이라고 적었다.
한편 박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은 3차례의 상호 방문 정상회담과 국제무대에서 만남을 통해 우정과 신뢰를 쌓아
[워싱턴 = 김선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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