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30일부터 활동을 개시할 예정이었던 여야정 협의체가 여야 공방으로 출범조차 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정치권이 소모적 정쟁으로 시간을 허비하며 한·중 정상회담 등 주요 외교 일정에 대한 대응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비판이 대두되고 있다.
새누리당은 한·중FTA 발효 지연으로 인한 수출 차질을 거론하며 ‘조속한 비준’을 강조한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피해 대책 마련을 위한 협의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양측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한·중FTA 지연으로 하루 40억원의 수출 차질이 예상되는 등 기업들이 피해가 시간이 지날 수록 커지고 있다. 또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시장의 조기 개방 대응 ▲가공무역중심의 대중 수출구조 탈피 및 중국 내수시장 집중 공략 ▲잠재력 큰 중국 서비스 시장의 추가 자유화 공략 등의 한·중 FTA의 기대효과도 반감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오는 31일 박근혜 대통령과 리커창 중국 총리의 정상회담, 다음달 1일 한·일·중 정상회의 전까지 국회 차원에서 한·중FTA 관련 성과를 내는 것은 사실상 어려워진 것으로 보인다.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30일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오늘이 한·중 FTA 여야정 협의체를 시작하기로 여야가 합의한 날이지만 야당은 아직 깜깜무소식”이라고 말했다. 김정훈 정책위의장도 “한·중 FTA 비준안 처리에 야당의 협조가 절실하다”면서 “늦어도 다음 주부터는 가동돼야 11월 말까지 비준안 처리가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새누리당은 한·중FTA 지연으로 하루 40억원의 수출 차질이 예상되는 등 기업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새정치민주연합은 피해방지 대책에 대한 후속 협상 의지를 천명해야 협의체를 출범시킬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최재천 정책위의장은 “무책임하고 동원 체제 방식의 여론몰이는 국익을 저해할 것”이라면서 “당분간 정부·여당의 진정성 있는 정치적 정책적 응답을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비준안 처리는 속도보다 내용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중국의 서해상 불법 어로 ▲식품 위생 ▲지적재산권 등의 문제에서 확실한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조원진 새누리당 원내 수석부대표는“지난 5일 여야 원내대표 합의사항을 보면 한중 FTA는 외통위·농해수위·환노위 등에서 대책을 합의하고 30일부터 여야정 협의체 활동 시작한다고 돼있다”면서 “새정치민주연합은 한중 FTA 여야정 협의체를 지연 전략으로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문제가 있으면 협의체에 들어와서 논의하면 된다”면서 “올해안에 비준동의하면 바로 관세가 인하되고 내년에 또 관세 가 인하돼 이중이익을
이와 관련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한중FTA관련 상임위원장·간사단 회의를 열었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종료됐다. 새정치민주연합 관계자는 “다음주 초에 한중FTA 협의체 참여 문제에 대해 다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승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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