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도 LPG차량 허용 길 열리나...국회 법안심의 착수

저렴한 자동차 가격과 유류비가 최대 강점인 액화석유가스(LPG) 차량을 일반인들도 이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릴지 주목된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산자위)는 오는 4일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일반인의 LPG차량 이용의 길을 터주는 내용의 ‘액화석유가스의 안전관리 및 사업법’ 개정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지난 6월 22일 이찬열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발의한 이 개정안은 택시와 렌터카로 이용되는 LPG차량의 사용연수가 5년이 경과한 경우 안전검사를 거쳐 일반인들에게 팔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사용되는 LPG의 70%는 중동 지역에서 직수입되며 나머지 30%는 국내 정유업체가 석유제품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부산물로 추출돼 활용되고 있다. 국내에 등록된 LPG차량은 지난 9월 말 기준 229만대로 전체 등록 자동차중 11.2%를 차지하고 있다.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이 개정안 통과시 연간 약 2만 4000대의 LPG 중고차량을 일반인들이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 여야 모두 이 개정안에 대해 공감대를 표시하고 있어 통과 가능성이 높지만 산업통상자원부의 반대가 마지막 변수가 되고 있다. 이진복 새누리당 산자위 간사는 “여야간 이견은 전혀 없으며 정부가 너무 강하게 반대해 다시 한 번 정부 입장을 정리해 오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홍영표 새정치민주연합 산자위 간사도 “정부 반대만 넘어서면 여야간 이견이 없어 통과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여야 정치권이 이 개정안에 공감대를 형성한 것이 이 개정안의 혜택을 주로 서민들이 보게되기 ?문이다. LPG 차량의 유류비용은 휘발유보다 싸고 경유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택시와 렌터카 업계의 내용연수 5년경과 중고차량의 가격은 경유보다 크게 저렴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최근 이른바 ‘폭스바겐 게이트’로 디젤차량의 배출 가스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LPG 차량의 친환경성도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환경부의 ‘차량 배출가스 등급 조사’결과 연료별 평균등급은 LPG 1.91, 휘발유 2.46, 경유 2.84로 LPG의 배출가스등급이 가장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5년 경과 LPG차량을 가솔린차로 개조해 해외로 수출해야 하는 택시와 렌터카 업계에도 큰 도움을 줄 전망이다. 국내에서 400만원의 가격을 받을 수 있는 중고 LPG차량이 100~150만원의 개조비용을 들여 가솔린 차량으로 전환돼 수출되면 최대 가격이 200만원에 불과해 마진율이 낮다. 또 갈수록 국내 소비가 감소하고 있는 LPG 연료의 수요 진작에도 다소나마 도움이 될 전망이다. 2010년 이후 5년간 수송용 연료 수요 추이 변화를 살펴보면 휘발유는 6.3%, 경유는 8.0% 각각 증가했지만나 LPG는 15.4% 급감했다.
여야 모두 찬성하고 있어 지난달 28일 산자위 법안소위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높았지만 산업통상자원부의 강한 반발로 오는 4일 소위에서 다시한 번 논의하기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 안전성’에 문제를 제기하며 반대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택시는 보통 1년에 10만km를 주행하는 데 5년이면 50만km”라면서 “안전점검을 거친다하더라도 폐차대상 차량을 시중에 유통시키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이미 택시에 대한 유류세 환급 등 세제혜택이 주어지고 있는데 추가적인 혜택을 주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LPG뿐 아니라 다른 수송연료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데 해당 법안은 발의 후 충분한 논의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박승철 기자 / 장영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