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보다 투쟁적인 삶을 살았던 YS였지만 그가 한국 사회에 던진 마지막 메시지는 ‘통합(統合)’과 ‘화합(和合)’이었다.
각계 인사들은 양김 시대의 부정적 유산인 계파주의와 지역주의를 후세들이 극복해 내라는 것이 YS의 마지막 당부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23일 매일경제신문과 통화에서 “통합과 화합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에서 가장 추구해야 할 가치”라며 “정의롭고 평화로운 사회를 함께 만들어나가기를 간절히 기원한다”고 말했다.
자승 조계종 총무원장도 “진보와 보수, 남과 북, 부자와 가난한 자를 다 아우를 수 있는 통합과 화합 정신만이 우리 사회의 대립과 갈등을 해소할 수 있다”며 “막힌 것은 뚫고 오해가 있는 것은 대화로 풀겠다는 의지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YS의 유훈은 특히 이념·세대·계층 갈등의 수렁에 빠져 있는 한국 사회의 난맥상을 전혀 풀어내지 못하고, 오히려 가중시키고 있는 정치권에 던지는 준엄한 경고로도 들린다.
과거 YS와 DJ(김대중 전 대통령)는 치열한 라이벌 관계 속에서도 사회 전체가 위기에 처한 순간에는 반목을 멈추고 타협했다. 무엇보다 민주주의과 외회주의라는 정신을 한시도 잊지 않았다. 일단 여야 정치권은 한 목소리로 김 전 대통령의 유훈을 받들 것을 다짐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김 전 대통령의 통합 정신을 실현하면서 대한민국 경제도약과 지역격차 해소, 국가 균형발전을 위해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도 “뜻을 받들어 대결·분단시대를 끝내고 평화·번영·통일의 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대해 박원호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YS는 군부이든 정치적 반대파이든 국회 내에서 끊임없이 대화로 문제를 풀어내려고 했던 의회주의자였다”면서 “여야 정치권은 포용의 정신을 되새겨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전 대통령이 대통령을 마친지 20년이 지났는데 그 때와 비교해 우리 정치가 더 나아졌는가”라고 되물으며 “정치권 스스로 반성하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극단적인 논리, 이념적인 대결로 양분된 현재의 정치 지형에서는 김 전 대통령같은 자유주의자가 설 땅이 없다”고 개탄했다.
한편 G20 정상회의와 APEC(아시아태평양
[이향휘 기자 / 박승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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