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전 대통령은 매해 빼놓지 않고 주변 지인들에게 연하장을 보내 좋은 한해가 되라는 덕담을 잊지 않았습니다.
올해도 4800장의 연하장을 준비했지만, 끝내 부치지 못했습니다.
주진희 기자입니다.
【 기자 】
2003년 사필귀정,
2004년 대도무문.
손글씨로 쓴 사자성어를 표지에 넣은 이 연하장들은 모두 김 전 대통령이 보낸 겁니다.
▶ 인터뷰 : 임동열 / 단골가게 사장
- "90년대 초반부터 보내시지 않았나 싶습니다. (매해 왔나요?) 매해 왔습니다. 그 해에 이렇게 살았으면 하는 글귀들과 함께."
건강이 나빠진 3년 전부턴 연하장 표지가 친필로 쓴 사자성어에서 김 전 대통령 부부의 사진으로 바뀌었습니다.
또 한글로 써있던 주소가 영어로 바뀌고,
더 이상 우표도 붙어 있지 않아 세월따라 봉투도 바뀌었다는 것도 느낄 수 있습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김 전 대통령이 지인들에게 보내려고 마련한 연하장.
「표지엔 김 전 대통령 부부가 나란히 손을 잡으며 걷고 있고,」
「문구는 여느 해처럼 "즐거운 성탄과 새해를 맞이해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가 가득하길 빈다"는 말입니다.」
4천8백 장이나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결국 부치지 못한 겁니다.
▶ 인터뷰 : 임동열 / 단골가게 사장
- "(올해도 받으실 뻔 했는데) 글쎄 말입니다. 마음에 안타까움, 먹먹함이라고 할까. 지난 연하장이 마지막 연하장이었구나."
연하장으로 언제나 자신의 정을 표시했던 YS,
하지만, 올해는 끝내 전하지 못한 채 눈을 감고 말았습니다.
MBN뉴스 주진희입니다.
영상취재: 안석준 기자
영상편집: 이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