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곤 새정치민주연합 의원(4선·전남 여수갑)이 20대 총선를 앞두고 현 지역구에서 불출마하겠다고 지난달 30일 선언했다. 19대 국회 들어 야당 중진 의원이 호남 텃밭에서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의원의 호남 불출마가 ‘호남 물갈이론’의 신호탄이 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당의 통합과 승리에 조그만 거름이라도 되고자 저의 내년 총선 지역구 출마를 내려놓겠다”며 “호남 최다선 의원이 지역구에서 표 몇장 더 얻으려고 바삐 뛰는 모습이 미안하고 한심하게 여겨졌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호남 민심은 요동치고 당 지지율은 20%대에서 올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호남 최다선 의원으로서 이에 깊은 책임을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제는 후진에게 물려줄 때가 된 것 같다”고 했다. 당 재외동포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 의원은 “200만 재외유권자를 챙기고 내년 각 지여구 해외투표에서 한 표라도 우리 당 후보들이 더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그러나 제가 당 중진들의 불출마 선언을 이끌어내기 위해 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중진들은 내년 선거에 나가 승리하는 게 당을 위한 효도다”라며 “무조건 중진이라고 불출마를 하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특히 “호남 의원이라고 해서 물갈이 대상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못박았다.
김 의원은 사전에 미리 문재인 당 대표와 불출마 의사를 논의했다고 한다. 같은
문 대표는 “우리당 위해 자신을 내려놓고 헌신하는 결단을 내려주신 것은 우리당으로선 대단히 고마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김강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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