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안철수 의원이 제안한 ‘혁신 전당대회’에 대한 거부 입장을 재천명했다. 대신 야권 대통합을 위한 ‘통합 전당대회’가 실현된다면 대표직을 내려놓을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문 대표는 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 참석해 “나와 안 전 대표가 서로 등을 돌리고 경쟁하고 너 아니면 나, 둘 중 하나만 살아남는다는 식으로 한다면 우리당을 지지하는 국민들과 당원들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힘을 합쳐서 똘똘 뭉쳐도 내년 총선에서 이길까 말까 그런 상황에서 서로 대결하고 분열하는 전대를 선택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또 “총선을 앞둔 시기에 과거에 전당대회를 한 적이 있지만 단순히 당권을 놓고 경쟁한 전당대회는 없었고 전부 통합을 위한 전당대회였다”면서 “만약 정의당 또는 천정배 신당 등 세력과 함께 통합하는 그런 전당대회가 될 수 있다면 저는 대표직을 내려놓을 수 있다”고 말했다.
문 대표가 과거‘통합전대’의 필요성을 언급한 적은 있지만 “대표직을 내려놓겠다”면서 강력한 실현 의지를 피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문 대표가 내년 총선 이전에 어떤 방식으로든 야권 제 세력을 한 데 모으려는 시도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혁신전대’가 수용되지 않을 경우 안 의원의 탈당가능성이 거론되는데 대해 문 대표는“안 전 대표는 우리 당을 만든 일종의 공동창업주이며 대표 물러가라는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탈당할 것이라고 생각지 않는다”고 말했다. 비주류 탈당설에 대해서도 “공천 불안 때문에, (현역의원) 평가 하위 20%가 배제된다는 걱정 때문에 탈당한다면 국민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지금 탈당을 말씀하시는 분들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고 보며 그냥 저에 대한 압박용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반기문 국제연합(UN) 사무총장과의 연대에 대해선 “우리(참여정부)가 만들어낸 UN사무총장”이라면서 “함께 하실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동개혁 5법 처리와 관련해선 “5개 법안 가운데 3개 법안은 노동자에게 도움이 되는 개선의 내용과 거꾸로 안 좋아지는 개악의 내용이 섞여있어서 개악의 요소가 제외된다면 충분히 입법이 가능하다”면서 분리 처리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날 토론회에서 문 대표가 사실상 ‘마이웨이’를 선언하자 새정치민주연합 내 비주류 세력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지도부 내에서 비주류의 입장을 대변하던 주승용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직 사퇴를 선언했다. 앞서 오영식 최고위원도 사퇴한 바 있어 최고위원 6명 가운데 2명이 공석이 됐다. 주 최고위원은 “밤새 고민하며 당을 살리는 길이 무엇인지에 대해 깊이 생각했다”면서 “제가 최고위원직에서 사퇴하면서 통합의 물꼬를 트고자 한다”고 말했다.
비주류 중심의 ‘구당모임’도 이날 오전 회동을 갖고 당 진로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김영환 의원은 “가만히 있으면 파국으로 치닫게 된다”면서 “어쨌든 당의 파국을 막는 그런 협상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계파성향이 비교적 옅은 박영선·민병두 의원 중심의 통합행동과의 연대를 모색하는 등 당내 세확대를 추진중에 있다. 박지원·황주홍 의원 등 호남의원 7명도 이날 오전 회동을 갖고 공동 대응 방안을 모색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박승철 기자 / 김강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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