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전 공동대표의 탈당 충격파로 이틀 동안 당무중지를 선언한 문재인 대표가 14일 1박2일 일정으로 부산으로 내려갔다.
부산 영도에 있는 어머니를 찾아 마음을 추스르며 정국을 구상한 뒤 16일 최고위원회의 참석을 시작으로 당무에 정상적으로 복귀한다는 계획이어서 당 수습에 대한 어떠한 ‘상경 보따리’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야권 전체가 사실상의 리더십 진공 상태에 처한 가운데 ‘두 번째 죽을 고비’ 앞에서 생사 기로에 선 문 대표도 또한번 중대 시험대에 섰다.
당 핵심 관계자는 “당초 구기동 자택에서 휴식을 취하며 생각을 가다듬을 계획이었으나 이번 일에 대한 어머니의 걱정이 커 겸사겸사 내려가기로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우연의 일치’이긴 하지만, 지난 6일 혁신전대 수용을 거듭 요구하며 최후통첩을 했던 안 전 대표가 칩거 첫날인 이튿날 고향인 부산으로 내려가 부모님을 만난 것과 묘하게 오버랩되기도 한다.
문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께 부인 김정숙씨와 함께 밝은 표정으로 모습을 나타냈다.
그는 ‘당 수습책을 어떤 방향으로 고민할 계획이냐’는 질문에 “우선은 우리 어머니 뵈러 가는 게 목표”라고 웃으며 “갔다와서 봅시다”라고만 했다.
문 대표의 웃는 얼굴과 달리 부인 김정숙씨가 이날 오전 부산으로 향하기 전 집앞으로 가지고 나온 재활용 쓰레기 봉투에는 전날 마신 빈 소주병 2병도 들어있었다.
문 대표가 전날밤 집에서 마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표는 전날 “정말 정치가 싫어지는 날이다. 진이 다 빠질 정도로 지친다”고 심경을 피력한 바 있다.
그러나 문 대표 스스로 “호랑이 등에서 내릴 수 없다”며 “아무리 파도가 높고 바람이 강하게 불어도 총선승리에 이르는 새정치연합의 항해는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한 만큼, 상경 후 행보도 정면돌파에 맞춰질 것이라는 게 주변의 설명이다.
일단 문 대표가 일단 분당 사태에 준하는 탈당 도미노가 예고되는 등 어수선한 당 분위기를 수습하고 면모일신하기 위해 총선체제로 전환, 선대위 구성 카드를 꺼내드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통합형, 세대혁신형 등 선대위의 콘셉트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한다.
이와 함께 안 전 대표의 탈당에 따른 빈 공간을 복원하기 위해 인재영입과 혁신을 주요 키워드로 움직일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대표의 10대 혁신안에 대해서도 일단 이날 당무위 의결을 걸쳐 최고위에서 계속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원심력 차단을 위해 당의 뿌리라 할 수 있는 호남 민심을 다시 붙잡
그러나 비주류 일각에서 사퇴론이 퍼지고 추가 탈당 가능성이 거론되는 등 당분간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여 이미 내상을 입은 문 대표가 무난히 순탄하게 돌파할지는 미지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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