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FTA가 발효되면 기술경쟁력으로 중국을 크게 앞서고 있는 한국 자동차부품 산업은 어느 정도는 혜택을 누릴 전망이다. 혜택이 크다고 얘기하지 않는 이유는 관세가 장기간에 걸쳐 철폐되는 데다가 대다수 부품 업체들이 중국 현지에 공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범용 부품 업체들은 중국산 저가 제품의 공세를 이겨낼 품질 경쟁력을 갖출 필요성이 대두된다.
현재 자동차부품 분야는 대중수출에서 4.45%로 비교적 큰 비중을 차지하며 대량의 무역흑자를(52.2억달러) 기록중이다.
이번 FTA 발효로 자동차 부품은 10~20년의 장기간 동안 분야별로 단계적으로 관세가 철폐된다.
이에 따라 대부분 부품 업체들에게 조금은 매출 증가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모비스 관계자는 “현재 중국으로 수출하고 있는 부품에 품목에 따라서 8~10% 관세가 붙고 있는데, 15~20년의 시기를 두고 단계적으로 철폐된다”며 “연 매출 36조원대의 우리 입장에서는 큰 액수는 아니지만 연간 수 십억 정도의 혜택은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한국 자동차부품 업체들이 중국에 생산기지를 가지고 있다는 점 또한 한중FTA에 따른 혜택이 미미하다고 보는 이유다.
한국타이어는 이미 중국 소비 물량을 중국 현지 공장에서 해결하고 있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중국은 우리 판매량 비중의 20%인데 그 대부분은 중국에 있는 공장 생산량으로 충당하고 있다”며 “우리는 1998년 중국에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공장을 지었고, 2년 전에는 3번 째 공장을 충칭에 짓는 등 중국 공장 가동에 노력해왔다”라고 설명했다.
중국에 4개 공장을 둔 금호타이어, 2개 공장을 둔 현대위아 역시 마찬가지다. 이들이 중국 공장에서 생산해 판매하는 물량은 중국 내수로 잡혀 관세 철폐와 관계가 없다.
이재일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에 공장을 가지고 있는 기업들은 관세가 철폐를 기회로 삼아 생산 최종 목적지를 더 유연하게 조절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에서는 고부가가치 위주의 물건을, 중국 생산기지를 통해 가격 경쟁력 있는 제품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요 부품 업체들이 만드는 제품들이 기술경쟁력으로 중국 업체들을 압도하는 이유로 한중FTA에 따른 피해 역시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문용권 KTB 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모비스나 만도가 만드는 제품들, 특히 DAS, ADAS 같은 첨단 기술은 중국산과 기술력이 큰 차이가 난다”며 “관세 철폐 이후 가격이 싸졌다는 이유로 중국 제품을 가져다 쓸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범용 부품 쪽에서는 다소간 피해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다른 부품들과 달리 브레이크, 단순 마찰재 등에서는 가격 경쟁력이 우선해 중국 업체가 위협으로 다가올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도 “필터 등 범용 부품에서는 기술경쟁력이 더 있음에도 가격경쟁력 때문에 다소간의 피해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중국산 AS 부품의 수입 증가도 우려된다.
중국산 AS부품 수입은 최근 큰 폭으로 증가한 반면 우리의 대중
문용권 애널리스트는 “범용 부품 업체들은 가격 경쟁력외에 고부가 가치를 부가하는 것으로 승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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