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복판인 용산 미군기지에서 주한미군이 2009년 이후 탄저균 시험을 15차례 실시한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미군은 앞서 탄저균 실험 훈련을 올해 처음했다고 발표해 은폐 의혹도 일고 있다. 또 지난 4월 탄저균 표본 배달 사고 시 페스트균도 함께 들어온 것도 드러났다.
주한미군 오산기지 탄저균 배달 사고를 계기로 구성된 ‘한미 합동실무단’은 17일 용산기지에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합동실무단에 따르면 주한미군은 지난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용산기지에서 모두 15차례의 사균화된 탄저균 검사용 표본을 반입해 분석하고 식별장비의 성능을 시험했으며 훈련도 진행했다. 이들 실험은 용산기지 내의 한 병원에서 이뤄졌으나 현재 이 병원은 없어졌다. 합동실무단은 미군이 제출한 자료를 통해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앞서 탄저균 배달 사고 직후인 지난 5월 29일 주한미군사령부는 공식자료를 “본 실험 훈련은 최초로 실시된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합동 실무단의 미측 인사는 우리측에 ‘최초’라는 것은 2013년 시작된 ‘주피터(JUPITR) 프로그램’(합동 생물감시 체계)를 의미한 것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유사한 훈련을 2009년부터 실시한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사실상 은폐 시도가 아니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페스트균이 반입된 것도 합동실무단의 조사로 처음 밝혀졌다. 합동실무단의 장경수 한국측 단장은 “반입할 때 포장 용기내에 사균화된 탄저균 및 페스트균임을 증명할 수 있는 첨부 서류가 동봉됐지만 주한미군에 들어오는 것은 검사를 생략하고 통과됐다”고 밝혔다. 합동실무단 조사활동에 참관한 고려대 미생물학교실 송기준 교수는 “인체 위해성이 될만한 사항은 하나도 없었다. 탄저균 포자는 실험실에서 감염되기 어렵다”면서 “일반 탄저균 포자는 엉키기 때문에 공기 중에 떠서 감염을 일으키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조사 결과가 미진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양측이 공개한 것 외에
[안두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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