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의 주요 텃밭 중 한 곳인 부산에서 현역 국회의원의 내년 총선 불출마 선언이 나왔다.
문대성 새누리당 의원(부산 사하갑)은 22일 “내년 치러지는 총선에 나가지 않겠다”며 “대신 허남식 전 부산시장의 사하갑 출마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여당 현역 의원의 불출마 선언은 이번이 6번째다.
문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저는 직업정치인도 정치꾼도 아닌 체육인”이라며 “체육인으로서 지키고 싶은 삶의 원칙과 가치가 있기 때문에 불출마를 선언하게 됐다”고 말했다. 문 의원은 “열정만으로 부딪히기에는 정치의 현실이 제가 생각했던 것과 달랐다”며 “4년간의 정치 행보 중 저의 시행착오와 부덕의 소치로 인해 실망감을 안겨드린 점은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지난 4년 동안 직접 목도한 현실 정치는 거짓과 비겁함, 개인의 영달만이 난무하는 곳이었다”며 “저 또한 변화시키지 못한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그러면서 문 의원은 허 전 시장의 지지를 강조했다. 그는 “오랜 시간 깊은 고민 끝에 얻은 결론은 저보다 부산을 잘 알고, 지역발전에 역량을 갖추고 있으며, 정치적으로 신망이 있는 허남식 전 부산시장이 사하갑에 출마한다면 당과 사하구가 크게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 의원은 허 전 시장과의 조율 여부에 대해선 “사전 교감은 없었다”며 “허 전 시장이 부산 사하갑에 출마해 승리를 거둬 ‘낙동강 벨트 사수’라는 책임에 부합하는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당 안팎에서는 허 전 시장에 대한 지지에 청와대 의중이 반영된 게 아닌가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문 의원의 지역구인 부산 사하갑은 18대때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의 지역구인데, 이곳에 현 수석이 지원하는 허 전 시장이 나가는 구도가 된 셈이기 때문이다.
당 지도부도 달가워하지 않는 기류다. 최근 험지출마론을 주장하면서 안대희 전 대법관 등에게 수도권 출마를 권하는 데에 반하는 양상이기 때문이다.
김무성 대표는 전날 부산 언론들과의 간담회에서 나온 ‘허 전 시장의 사하갑 출마설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나를 진짜로 우습게 보는 모양이네”라며 불만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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