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철수 의원(왼), 이준석 새누리 전 비대위원(오) |
매일경제는 격전이 예상되는 전국 10대 선거구에 대해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등록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판세를 점검해 봤다. 아직 선거구 획정이 완료되지 않았고 각당의 공천 작업은 시작도 하지 않은 상황이어서 대진표가 달라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무엇보다 치열한 격전이 예상되는 지역은 수도권이다. 18대에는 현 집권 세력, 19대에는 현 야권 세력의 손을 들어줬던 서울에서는 고토회복을 노리는 여당의 험지출마론과 야권 분열이라는 변수가 남아있다. 특히 대선주자들의 명운을 가를 선거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의 정치1번지인 종로에서는 ‘대권주자급’인사인 4선 정세균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아성에 이 지역에서 3선 관록을 쌓았던 박진 전 새누리당 의원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뛰고 있지만 당내에서 ‘험지출마’요구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 19~21일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 박진 전 의원은 44.7%, 정세균 의원은 44.3%로 오차범위 내의 초박빙 상황이다. 종로는 1998년 재보선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당선된 것을 제외하면 18대 총선까지 대부분 여당 후보가 당선된 ‘여권 강세 지역’으로 꼽힌다. 그러나 19대 총선과 지난해 구청장 선거에서 연거푸 야당 후보가 당선되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 지는 양상이다.
20대 총선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메이커’가 된 안철수 의원의 서울 노원병도 관심 선거구다. 이곳에서는 새누리당의 ‘젊은 리더’이준석 전 비대위원이 43.3%로 안철수 의원(42.4%)과 오차범위 내에서 백중세를 이루고 있다. 안 의원이 “당의 결정에 따르겠다”면서 지역구 이전이나 비례대표 출마 가능성도 열어놓은 상황이지만 만약 이 전 비대위원에게 패한다면 그의 대권 행보도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다. 반면 이 전 비대위원은 일약 전국구 정치인으로 등극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
유력대권 주자인 문재인 대표와 박원순 서울시장이 모두 부산·경남 출신이라는 점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이 지역에서 세력을 확장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더불어민주당에서 ‘전무후무’한 부산 3선을 달성한 조경태 의원의 부산 사하을은 조 의원의 수성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1~24일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조 의원은 45.7%를 기록하며 석동현 전 부산지검장(22.3%)를 여유있게 앞서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봉하마을을 포함하고 있는 경남 김해을은 김태호 새누리당 최고위원의 불출마 선언으로 경쟁이 달궈지고 있다. 조사결과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으로 불리는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위원장이 48.6%로 34.8%를 기록한 ‘천하장사’ 이만기 새누리당 당협위원장을 앞서고 있다. 그러나 영남 지역 선거는 야당이 여론조사에서 앞서고도 막판 선거에서 뒤집히는 사례가 많아 마지막까지 판세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양자 대결을 가정한 부산 영도구 여론조사에서는 김 대표가 51.4%를 기록하며 21.4%를 기록한 문 대표를 눌렀다. 그러나 문 대표가 이 지역에서 출마할 가능성은 높지 않은 상황이다.
‘적진 공략’에 나서는 후보들의 선전 여부도 관심사다. 1988년 13대 총선 이후 새누리당 계열 후보로는 처음으로 호남권에서 당선된 이정현 의원의 전남 순천·곡성에서는 이 의원이 41.6%를 기록하며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김광진 의원(38.4%)과 오차 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다. 저인망식 지역구관리로 유명한 이 의원이 지역구도를 넘어 재선 고지에 오를 수 있을 지 주목된다. 그러나 김광진 의원은 아직 야당에서 뛰고 있는 예비후보 가운데 한명일 뿐이며 지역구 획정 과정에서 선거구 변경이 있을 수도 있어 변수가 많은 상황이다.
야당의 불모지 대구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김부겸 전 의원의 수성갑에서는 김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56.3%로 새누리당의 김문수 전 경기지사(34.1%)를 앞서고 있다. 두 사람 모두 당선될 경우 일약 대권주자의 반
[박승철 기자 / 정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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