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유 신물이나 신물이, 정치에 신물이 나요.”
유달리 추웠던 지난 21일. 칼바람 부는 날씨처럼 호남 민심은 얼어붙어 있었다. 광주에서 복권방을 운영하는 박모씨(58)의 한마디에는 여야의 극한 대립과 야권 분열에서 비롯된 정치에 대한 실망과 회의감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얼어붙은 민심 속에서 호남 유권자들은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에는 실망을, 국민의당에는 우려를 드러내면서도 총선까지 지켜본다는 분위기다. 호남을 홀대하는 더민주에 반발하면서도 국민의당 정권 교체 능력에는 의구심이 들기에 쉽사리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5년째 일하고 있다는 이광주씨(67)는 이날 기자에게 “누구를 지지하는 건 아니고 일단 좀더 두고 보자는 상태”라고 말했다. 주변 사람들도 그렇냐는 질문에는 “지금은 조용하다. 돌아가는 것만 관망하는 상태”라고 전했다.
부동산을 운영하는 신현주씨(60) 또한 “몇 십년 동안 민주당원이었는데 더불어민주당에 실망해 탈당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 가입의사를 밝힌 그는 “밀어주고 싶은데 정권교체 능력이 없다면 사람들이 포기해 버릴 수 있다”며 우려 또한 표했다.
야권 분열에 따른 회의감 속에 신당 등장으로 경쟁에 대한 기대감도 목격됐다.
보성의 한 전통시장에서 만난 이윤영씨(62) 는 달아오른 난로불에 손을 대고 “아유 3당 잘 생겼어. 진짜 잘 생겼어”를 연발했다. 그는 “그거이 안철수당 찍는다 어쩐다 해서가 아니라 이렇게 하면 서로 경쟁이, 경쟁심리가 되니까, 열심히 할라고 애쓰제, 열심히 할라고. 그걸 바라는거지 우리가”라며 경쟁구도에 기대를 표했다. 누구를 지지하냐는 질문에는 선을 그으며 “후보를 보고 정해야제. 사람을 봐야지”라고 답했다.
실제로 문재인 더민주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인재영입위원장도 연일 경쟁을 언급하고 있다. 문재인 대표는 이미 여러차례 “두려움 없이 ‘혁신경쟁‘을 하겠다. 어느 쪽이 혁신이고 개혁인지 보여드리고 당당히 선택받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안 위원장 또한 21일 전남도당 창당대회에서 “더민주가 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결국 강력한 경쟁자인 국민의당 출현으로 위기를 느낀게 아닌가 싶다”며 “이런 경쟁관계와 국민 눈높이에 맞추려는 노력이 저희 존재 의미고 효과가 이미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갤럽이 22일에 보도한 여론조사에 따
[광주·보성 = 노승환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