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을 축하한다며 선물을 보내겠다고 했는데 거절당한 적 있으신가요.
웃지 못할 촌극이 박근혜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대위원장 사이에 벌어졌습니다.
앙숙이 된 두 사람의 관계가 생일에까지 영향을 미친 걸까요.
박준규 기자입니다.
【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의 생일인 어제 오전 9시쯤,
더불어민주당은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이름으로 축하난을 보내겠다는 뜻을 청와대에 전했습니다.
그러나 50분 뒤, 청와대로부터 "정중히 사양하겠다"는 답신을 받았고,
이에 더민주 측은 거듭 축하난을 보내겠다고 말했지만 똑같은 답변만 되돌아왔습니다.
세 차례나 거절당한 채, 청와대로 가고 있던 축하난이 다시 더민주로 돌아오게 된 겁니다.
더민주 김성수 대변인은 "야당은 대화 의지를 보여주려 보낸 건데, 황당하게 거절돼 유감"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박 대통령이 국민의당 창당대회엔 축하 화환을 보낸 게 알려지면서 정치적 해석이 이어졌고,
청와대 정연국 대변인은 "정무수석이 법안 처리가 안 된 상황에서 축하난 받는 게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다"며 "박 대통령이 나중에 보고를 받고 크게 질책했다"고 밝혔습니다.
결국, 오전 9시쯤 보낸 난은 오후 4시 50분이 돼서야 청와대에 전달됐습니다.
그제(1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보낸 축하난과 한과 세트, 박 대통령과 박정희 전 대통령의 얼굴이 그려진 도자기가 곧바로 이병기 비서실장에게 전달된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 스탠딩 : 박준규 / 기자
- "야당 대표가 보내는 박 대통령의 생일 축하난 조차 제대로 전달되지 못할 만큼, 청와대와 야당 사이의 거리는 멀어만 보입니다. MBN 뉴스 박준규입니다."
영상취재 : 김석호·임채웅 기자
영상편집 : 김경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