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국회의원 선거가 67일 앞으로 다가왔다. 2017년 대통령 선거의 향배를 가를 총선인만큼 여야는 민심 성적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은 각각 ‘국정 안정’과 ‘정권 교체’를 선거 키워드로 내세웠지만,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를 만든 제3당 국민의당의 등장이 이번 선거의 핵심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 전체 의석수 40%인 서울·경기, 여야 승패 가를 총선 축소판
선거구 획정에 따라 수도권 지역구는 10곳 늘어날 예정이다. 따라서 수도권 의석수는 122석으로 증가해 전체 300석 중 40%를 차지하게 된다. 총선 축소판이라고 불리는 이유다. 여당은 거물급 인사들을 수도권으로 차출하며 일찌감치 야당에 선전포고를 한 상태다.
야권 연대가 없을 경우 여당이 수도권에서 압승할 가능성이 크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으로 야권 표가 갈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가 “야권 연대는 없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어 이대로 가면 새누리당이 19대 총선보다 많은 수도권 의석수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더민주와 국민의당이 ‘수도권은 연대, 호남은 경쟁’을 선택할 경우 판세는 뒤집힐 수 있다. 특히 양당이 선의의 경쟁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내면 현재 양당 지지율을 합친 것 이상의 표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리얼미터에 따르면 ‘범야권 전략협의체’를 구성한 더민주와 정의당의 수도권 지지율만 해도 새누리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뒤쫓고 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 영남, 眞朴으로 물갈이 vs 비박 생존
새누리당 텃밭인 대구·경북(TK)은 ‘현역 물갈이’가 최대 관심사다. 본선보다 예선이 치열한 TK지역 특성상 벌써부터 치열한 경선 전쟁이 펼쳐지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후광을 등에 업은 이른바 ‘진박(眞朴)’ 후보들이 TK 현역 의원 심판론을 내세우며 총공세에 나서는 형국이다.
특히 대구 동구을이 관전 포인트다. 이곳은 지난해 박근혜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다 결국 원내대표직을 내려놓은 유승민 의원의 지역구다. 친박계의 견제속에서 유 의원이 4선에 성공할 수 있을지 전국적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동구청장 출신인 이재만 후보가 유 의원에게 도전장을 던졌다. 30여년만의 TK지역 야당 의원 배출이 유력한 대구 수성갑도 지켜볼만 하다. 새누리당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와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전 의원이 정면대결 중이다. 경남 또한 일부 지역구를 제외하면 새누리당 내부 경쟁 구도다. 인지도가 높은 신인들이 현역 여권 인사들에게 도전장을 던지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 호남, 누가 嫡子인가...더민주·국민의당 외나무다리 승부
26% vs. 30%. 5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호남 지지율이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과거 선거와는 다르게 이미 호남은 제1야당의 단독 무대가 아니다. 오히려 더민주와 국민의당이 팽팽한 기싸움을 벌이면서 각각 ‘호남의 적자(嫡子)’임을 강조하고 있다. 그만큼 판세를 예측하기 어렵다. 국민의당의 등장 이후 호남 민심은 매주 급격히 변동하고 있다. 야권 텃밭에서의 ‘양강 구도’는 2004년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이 충돌한 17대 총선이후 12년만이다.
호남 판세를 결정할 키워드는 ‘인재영입’과 ‘현역 물갈이’다. 현역 의원에 대한 피로도가 쌓인만큼, 어느 쪽에서 더 참신한 인물을 내놓일 지가 관건이라는 뜻이다. 더민주와 국민의당은 앞다퉈 ‘새 인물론’을 내세우며 호남 민심 사로잡기에 몰두하고 있다. 더민주는 원외 거물들과 새 얼굴을 대거 호남에 투입시켰다. 사실상 더민주 탈당파들을 겨냥한 ‘표적 출마’다. 국민의당도 이에 맞서 ‘뉴DJ론’을 강조하며 더민주 현역 의원의 물갈이를 주창하고 있다.
◆ 전통적 캐스팅보트 충청·강원·제주, 대선 전초전 예상
20대 총선에서 충청 지역은 대선을 1년 9개월 앞둔 시점에서 ‘캐스팅 보트’를 향한 전초전이 될 전망이다. 이번 20대 총선에서 여권은 농촌에서 강세를 보이고 야권은 도심지역에서 강세를 보이는 여촌야도(與村野都)구도가 더욱 강화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원의 중원’으로 불리는 공주와 부여·청양 지역이 충청권에서는 최대 관심 포인트다. 강세 정당이 다른 두 지역이 이번에 합구 대상지역으로 유력시 되면서 이 지역의 총선 결과가 충청 민심의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강원 지역과 제주 지역은 이번
[김강래 기자 / 추동훈 기자 / 유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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