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진 |
지난 4일 오후3시 종로구 가회동주민센터에 박진 전 새누리당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정세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복 차림으로 나타났다. 이날 종로구가 개최한 ‘설맞이 한복 입고 북촌 나들이’행사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추운 날씨로 인해 생활한복에서 저마다 다른 색의 목도리를 한 것이 세 인물의 특징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 했다.
강렬한 붉은색을 선택한 박 전 의원은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다른 데도 아니고 종로의 민심에 뿌리내린 인물은 바로 나”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그는 “종로에서 태어나 종로에서 자랐다. 지금의 종로주민이 필요로 하는 부양책이 무엇인지 잘 안다”라며 “국회 외교통상위원장이었던 경험을 살려 종로 내 주요 산업의 수출로를 개척하고 외국 관광객 방문을 활성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가 구상하는 정책은 전통 지역사업의 부활과 세계화다. 종로3가 인근에 형성된 비금속 판매시장과 창신동 봉제마을을 현대화하고 직판장을 마련하며, 해외 판매루트도 마련하겠다는 복안이다. 박 전 의원은 새누리당 경선에 맞붙게 될 오 전 시장에 대해 역시 날을 세웠다. 그는 “연고도, 명분도 없는 곳에 와서 잘 될 수 있겠냐”며 “서울시장을 두번이나 한 분이 당을 위해 강북지역 한 석이라도 더 얻는 모범을 보여야 하는데, 종로에서 서로 피를 흘리다니 안타까울 뿐”이라고 말했다.
깨끗함을 어필하려는 듯 하얀색 목도리를 두른 오 전 시장은 박 전 의원과의 경쟁력 비교에 대해 “판단은 유권자가 하시는 것”이라며 “서울시장 시절 종로 개발을 위해 추진했던 사업들 중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게 많다. 국회에 입성해 직접 ‘결자해지’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 전 시장은 이같은 구상을 ‘종로 도심복원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창덕궁 근처 주유소를 매입해 역사공간으로 만들고, 창덕궁과 종묘를 이어붙이는 종로 맥 살리기와 흥인지문 인근 한양도성 성곽복원 등 역사적 경관 복원에 상업적인 시설을 가미해 지역 경제활성화 효과를 이끌어 낸다는 것이 골자다. 내·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북촌과 서촌 등을 광화문 광장, 삼청동 거리처럼 세련화하면서도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임대료 상승으로 인한 원주민 이탈 현상)을 방지하겠다는 방침도 만들겠다는 게 오 전 시장의 설명이다.
현역으로서의 여유를 보여주는 푸른색 목도리를 한 정 의원은 종로 개발의 큰 그림보다는 민생 소통형 공약 이행에 중점을 두고 총선에 임한다고 설명했다. 정 의원은 “지금은 지난 4년을 제대로 평가받아 주민들의 재신임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감추지 않았다. 현역의원으로서 주민들에 대한 정책 이행 보고를 통해 ‘정세균의 성과’를 직접 보여줄 수 있는데서 우위가 있다는 얘기다. 가장 높이 평가받을 수 있는 성과를 묻자 정 의원은 신분당선의 서북부지역 연장을 꼽으며 “(나를)업고 다니겠다고 한 주민이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새누리당 예비후보간 신경전에 대해서도 점잖게 훈수했다. 정 의원은 “당내 경선을 앞두고, 상대 예비후보들에 대해 평가하지 않는 게 예의”라면서도 “다만 ‘네 땅이다 내 땅이다’ ‘ 험지다 아니다’로 종로를 논란삼는 행태는 우스꽝스럽다”고 일침했다.
설연휴를 앞두고 세 예비후보의 지지율 대결도 박빙으로 나타났다. YTN 여론조사에 따르면 오 전 시장과 박 전 의원은 모두 정 의원에게 앞서기는 했지만 오차범위내에서 각각 3%, 2% 포인트 차이라 우열을 가리기 어려워
[김명환 기자 / 노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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