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호남·야권 적자’를 가리기 위한 전면전에 돌입했다. 총선 전 ‘야권의 심장’ 호남 민심을 사로잡는 당이 수도권을 포함한 기타 지역에서 우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다만 호남에서 경쟁하면 선거에서 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야권 내 확산되고 있다. 지지율을 놓고 보면 더민주와 국민의당은 호남에서 팽팽한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국민의당에 합류한 정동영 전 의원은 지난 20일 ‘적통 논란’을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정 전 의원은 문재인 더민주 전 대표를 향해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 하신 말이 떠오른다. 부끄러운 줄 아십시오”라고 일침을 가했다. 앞서 문 전 대표는 정 전 의원의 국민의당 입당 직후 “누가 적통인지 분명해졌다. 총선 승리의 책임은 더민주의 몫”이라며 더민주가 야권의 적자라는 점을 강조했다.
정 전 의원은 “문 전 대표가 삼고초려해 모셔온 김종인 더민주 대표는 박근혜정부 탄생의 일등공신이고 북한 궤멸론으로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정면으로 부장했다”며 “김 대표는 민주 야당의 얼굴이 될 수 있는 분이 아니다”라고 비난했다. 문 전 대표는 최근 “일부 야당 인사들까지 햇볕정책 재검토 등 부화뇌동하는 것은 참으로 딱한 노릇”이라며 역대 정부 대북 정책 재평가를 주장한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 이상돈 국민의당 공동선거책위원장 등을 싸잡아 비판했다.
더민주와 국민의당은 ‘공천 혁신’을 외치고 있다. 현역 의원 물갈이를 요구하는 호남 민심을 끌어안기 위해서다. 더민주는 40%에 육박하는 현역 의원 교체율을 예고하고 있고, 국민의당은 현역 의원 17명 중 11명이 몰려있는 호남 지역에서 공천 쇄신을 준비하고 있다.
광주·전남 지역 공천 경쟁률의 경우 국민의당이 상대적인 우위를 차지했다. 국민의당 광주·전남 지역 공천 경쟁률은 3.32대 1로, 더민주는 1.89대 1에 그쳤다. 그만큼 국민의당에 대한 기대감이 더민주보다 높은 것으로 풀이된다.
두 야당이 호남
[김강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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