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0대 4·13 총선을 한달 앞두고 새누리당이 13일 비례대표 후보자 신청을 마감하면서 여야 비례대표 인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20대 총선은 지난 19대 때보다 비례대표가 6석 감소했기 때문에 각 당의 비례대표 역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에따라 직능 위주인 비례대표와 관련해 각 당은 저마다의 차별성을 강조하기 위한 기준을 정해놓고 비례대표 후보자를 선정할 전망이다.
우선 새누리당은 비례대표 후보에 여성을 60% 이상 배정하기로 하고, 사무처 당직자와 청년 각 1명씩을 당선권 안에 공천키로 했다. 새누리당 내부에선 최근 3개월 간의 여론조사를 분석한 결과, 당 지지율의 범위가 38%~42% 정도로 보고 비례대표 후보자를 선정할 방침이다. 이 비율대로라면 당선권인 비례대표 수는 18~20석 정도이며, 여성 비례대표는 10명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비례대표 후보에 신청한 주요 인사들 중 여성이 다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김승희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새누리당 비례대표 후보자로 신청했다. 김 식약처장은 지난 12일 청와대에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전도사로 잘 알려져 있는 전희경 자유경제원 사무총장도 이날 오후 당사를 방문해 후보자 접수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밖에 귀화 방송인 하일(로버트 할리)씨와 바둑 프로기사 조훈현 9단, ‘첫 원정 월드컵 16강’으로 유명한 허정무 한국프로축구연맹 부총재, 배치규 한국 모바일게임협회 부회장 등이 출사표를 던졌다. 또 당내 경제 정책 입안자로 활동하고 있는 김종석 여의도연구원장과 권선주 IBK기업은행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명예회장(로만손 회장) 등도 비례대표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특히 김기문 회장의 경우 실물 경제에 밝은 기업인이라는 점에서 여야 모두 러브콜을 보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관위원인 박종희 제2사무부총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비례대표 후보자는 37~38번까지 선정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비례대표 선정은 ‘(국가나 당을 위해)행동할 수 있는 사람인가, 아닌가’가 큰 기준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총선에서 비례대표 12~15석 정도를 얻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역 의원 중 김성곤·전순옥 의원이 비례대표에 도전장을 던졌다. 지역구인 전남 여수갑에서 불출마를 선언한 김 의원은 현재 당 재외동포위원장 등을 맡고 있다. 그는 비례대표로서 ‘재외동포 민심’을 대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한다. 전 의원은 지난해 ‘비례 1번’을 받은 데 이어 올해도 비례대표를 선택했다. 여기에 노동계 몫인 이용득 전 최고위원과 김성수 당 대변인도 비례대표 유력 후보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외교·안보 전문가인 이수혁 전 6회담 수석대표, 이철희 당 총선기획단 전략기획본부장, 김빈 빈컴퍼니 대표(청년 비례대표), 조정훈 세계은행 우즈베키스탄 대표 등이 외부 영입인사들도 공모를 완료했다.
문재인 전 대표와 김종인 대표의 ‘측근’인 손혜원 당 홍보위원장,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 등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 더민주 비례대표 선출 결과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손에 달렸다. 비례대표 공천을 신청한 더민주 관계자는 “비례대표 선정 결과는 김종인 대표 말고는 아무도 모른다”고까지 말했다. 더민주 지도부는 지난 11일 비례대표 추천·선출 관련 시행세칙을 개정했다. 기존 규칙을 무시하고 비대위 의결로 후보를 확정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았다. 더민주의 한 비대위원은 “김종인 대표의 비례대표 선정 지침은 미래지향적, 수권정당, 확장성 등 세가지”라며 “기존에 당이 존중하던 기준을 따르기 보다는 당의 확장성 차원에서 ‘우클릭 선출’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특히 당 내에서는 시민사회나 운동권 출신보다 경제·안보 등 분야의 전문가가 약진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더민주 대표는 기본적으로 비례대표 20%를 임명할 권한을 갖고 있다. 더민주는 지난 11일부터 총 228명의 비례대표 공천 신청자에 대한 심사 작업에 착수했고, 오는 20일 중앙위원회를 개최해 비례대표 순번투표를 진행한다.
국민의당은 13일부터 16일까지 나흘 간 비례대표 후보자 추천신청을 받기로 해 새누리당과 더민주에 비해 ‘지각 출발’한 상황이다. 국민의당은 심사기준은 당규에 따라 국민의 다양한 이해, 계층 간의 화합, 지역 간 균형과 발전을 대변하고 전문적 능력을 발휘하여 당과 국가에 기여할 수 있는 인사를 비례대표 후보로 선출하겠다고 했다. 특히 ▲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 및 약자 대변 ▲국방·안보·외교·통일 전문성 △정치·정당 혁신 능력 △경제·민생·격차해소 분야 등으로 심사분야를 압축했다.
현재 박주현·이준서 당 최고위원, 박선숙 당 사무총장, 이태규
[김명환 기자 / 김강래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