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갈등 후폭풍, '아수라당' 새누리…'공관위 파행'

공천 갈등 후폭풍, '아수라당' 새누리…'공관위 파행'

↑ 공관위 파행/사진=연합뉴스

공천 갈등의 후폭풍으로 17일 새누리당은 하루종일 '아수라장' 같았습니다.

김무성 대표가 전날 비박계 현역 의원들의 무더기 공천 탈락에 반발, 공천심사 결과 인준에 제동을 걸고 나서자 이날은 최고위와 공관위의 친박계 인사들이 대거 반격에 나선 모양새였습니다.

서청원·김태호 등 친박계 최고위원들은 이날 김 대표가 매주 목요일 열리는 정례 최고위원회의를 열지 않겠다고 통보한 것에 발끈하며 원유철 원내대표를 대표 대행으로 내세워 최고위 개최를 시도했습니다.

그러나 최고위 개최 요건을 둘러싸고 비박계에서 문제를 제기해 논란이 일자 '최고위원 간담회'라는 생소한 이름을 붙이며 원 원내대표의 방에 모였습니다.

이들은 전날 공천심사 결과 의결 도중 김 대표가 정회를 선언한 뒤 오후에 기자회견을 열어 일방적으로 8개 지역구에 대한 '보류'를 발표하고, 이날 예정된 정례 최고위 회의를 개최하지 않은 것은 명백한 '공천 훼방'이라며 김 대표를 비난하고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사과할 일이 아니다"라며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여의도 국회 길 건너편의 새누리당 당사에서도 파행이 벌어졌습니다.

공천관리위원회의에서 외부위원들과 비박계 내부위원들이 정면충돌하면서 회의가 시작된 지 30분 만에 중단된 것입니다.

이날 회의에서는 공천 배제된 주호영 의원에 대한 최고위의 재심 요구 및 김 대표의 기자회견 등과 관련해 내부위원인 황진하 사무총장·홍문표 제1사무부총장과 외부위원들 간 설전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황 사무총장과 홍 제1사무부총장은 김 대표의 측근으로 꼽힙니다.

외부위원인 최공재 차세대문화인연대 대표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살생부 파문 이후에 (김 대표가) 공관위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약속을 깼다"면서 "최고위원회의가 열려 (공천안에 대해) 만장일치로 결정이 나고 김 대표의 사과가 있지 않는 한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와중에 공교롭게도 원유철 원내대표는 청와대를 찾았습니다. 지능정보사회 민관합동 간담회 참석을 위해서였습니다. 이날 회의는 당초 공지된 원내대표 공식 일정에 포함되지 않은 행사였습니다.

이에 대해 원 원내대표는 "일주일 전부터 잡혀 있던 회의이고 당내 상황에 대해선 전혀 언급이 없었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습니다.

그러나 당내에서 공천문제를 놓고 계파 갈등이 최악으로 치닫는 시점에서 이뤄진 원 원내대표의 갑작스러운 청와대 방문은 무성한 추측과 뒷말을 낳았습니다. 최근에도 이한구 공관위원장과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의 접촉설이 제기되며 큰 논란이 일어난 바 있습니다.

한편, 여기에다가 비박계 일부에서도 김 대표의 리더십에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공천에서 탈락한 비박계 조해진 의원은 이날 MBC·SBS·CBS·TBS 라디오에 잇따라 출연, 김 대표가 전날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일부 공천심사 결과에 대해 '보류'했다고 밝힌 데 대해 "버스 지나간 뒤에 손 흔드는 격"이라면서 "지도부는 지금 무력화돼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조 의원은 이날 오후 밀양 사무실에서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이한구 공관위원장과 김 대표를 겨냥해 "이 위원장은 지금 당헌 당규에 어긋나는 불법적인 공천 칼날을 휘두르고 있다"며 "그것을 막고 당 기강을 지켜야 할 김 대표는 그 역할을 제대로 못 해 당이 이 지경까지 왔다"고 날 선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공천에서 배제된 서울 용산구의 진 영 의원은 이날 오후 자신의 낙천을 "쓰라린 보복"이라는 말을 내뱉으며 새누리당 탈당을 선언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