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의 결정으로 ‘컷오프’된 20명의 현역 의원들이 서둘러 차기 행보를 결정하고 있다. 공관위가 낙천 대상자의 재심 요청을 사실상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컷오프된 현역 의원들의 각자도생 혹은 연대가 모두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로 거론되고 있다.
새누리당 안상수(인천 중동강화옹진), 조해진(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의원은 18일 기자회견을 열고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안 의원은 “8년 전 당시 박근혜 당 대표는 (공천 결과에 대해) ‘국민도 속고 나도 속았다’고 절규했는데 오늘 나는 ‘안상수도 속고 국민도 속았다’며 이한구 위원장에게 절규한다”며 “4월 13일은 이한구를 심판하는 날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기자회견을 가진 조 의원도 “‘무슨 이런 공천이 다 있나’, ‘어떻게 이렇게 당원과 주민의 뜻을 철저하게 무시하고 배반할 수 있나’라는 탄식이 지역 당원과 주민들로부터 쏟아진다”며 “이제 한 달 동안 당을 떠나 새누리당 당적을 내놓고 뛰겠다”고 밝혔다. 대구 수성을에서 공천 탈락한 주호영 의원 역시 “부당성을 끝까지 주장하고 결론을 지켜보고 최종 결정을 하겠다”며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낙천 의원들의 탈당 및 무소속 출마 선언이 잇따르면서 이들 간의 연대 가능성도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공천 탈락자 중 친이계 ‘좌장’격인 5선의 이재오 의원을 비롯해 3선의 주호영, 재선의 조해진ㆍ안상수 의원 등 무게감 있는 인사들이 이들이 이른바 ‘비박연대’라는 정치결사체를 구성해 ‘여의도 생환’을 노린다는 시나리오다. 여기에 대거 낙천 대상에 오른 친유승민계(친유계) 의원들까지 합류한다면 18대 총선의 ‘친박연대’에 버금갈 수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이날 친유계 인사들은 각각 지역 민심을 살피면서 조심스런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공천 탈락한 친유계 권은희 의원(대구 북을)은 “지역 주민들과 어르신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는 중”이라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친유계 김희국(대구 중남구)과 류성걸(대구 동갑) 의원 역시 이날 공천 결과에 대한 ‘이의 신청서’를 제출하고 재심을 요청했다. 친유계 이종훈 의원은 “유 의원에 대한 결정이 내려진 뒤 제 거취도 밝힐 예정이
특히 불출마로 가닥이 잡혔던 대구 지역 친유계 의원들이 무소속 출마 카드를 검토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의원 개개인의 영향력이 부족한데다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에서의 역전은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추동훈 기자 / 유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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