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대남 공작을 담당하는 정찰총국 소속 대좌가 지난해 한국으로 망명했다고 정부가 11일 밝혔다.
북한 사정에 정통한 정부의 한 관계자는 이날 “이번에 탈북한 인원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외국산 사치품과 달러를 통해 관리하던 부류에 속한다”며 “북한 엘리트 층의 불만이 지속적으로 고조되고 있어 (북한이) 관리에 비상이 걸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 제1비서가 정권 핵심세력의 충성심을 유지하기 위해 하사하던 사치품을 조달하는 데 차질이 생긴 것으로 관측된다.
이 관계자는 북한 지배세력이 느끼고 있는 불만에 대해 “김정은이 2013년부터 군부 길들이기 차원에서 계급장을 마음대로 붙였다 떼기를 반복했고 갑자기 민간인(최룡해)을 군 최고위직에 앉혔다”며 “군부 엘리트 가운데 이러한 모습에 자괴감을 느낀 경우가 많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방부와 통일부는 정찰총국의 대남 공작을 맡아하던 대좌가 탈북해 망명한 사실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대해 “그런 사실이 있다”며 “인적 사항 등 구체적인 내용은 설명해줄 수 없다”고 답했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도 “그런 사람이 입국한 것은 사실”이라며 “더 구체적인 사항은 말씀드릴
망명한 북한군 대좌는 한국의 대령과 같은 계급이지만 북한 군내 핵심 조직인 정찰총국 소속인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장성급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북한 전문가는 “최근 십여년간 북한에서 탈북한 군인 가운데 최고위급인 것 같다”고 말했다.
[안두원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