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호남 민심은 제3당인 국민의당으로 대거 쏠리면서 양당 체제가 사실상 무너졌다.
13일 투표가 종료된 직후 발표된 방송3사 출구조사에 따르면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은 과반 의석을 확보하기 힘들 것으로 전망됐다.
KBS 발표 기준으로 새누리당은 121~143석, 더불어민주당은 101~123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측됐다. 국민의당은 34~41석을 얻어 무난히 원내 교섭단체를 구성할 것으로 전망됐다. SBS와 MBC는 새누리당 의석 수를 123~147석, 118~136석으로 각각 예상했다.
당초 새누리당은 야권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으로 갈리며 ‘일여다야(一與多野)’구도가 형성된 점에서 과반 확보가 유력해 보였다. 하지만 출구조사 결과만 놓고 보면 야권 성향의 수도권 유권자들이 더민주 쪽으로 표를 몰아준 것으로 볼 수 있다. 야권 지지층이 이른바 ‘교차투표’를 통해 지역구 후보는 더민주를, 정당 투표는 국민의당으로 나눠 투표했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출구조사가 맞아떨어지면 20대 국회는 16년만에 ‘여소야대’로 짜여지면서 박근혜정부는 집권 후반기 국정운영에 상당한 차질을 빚게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최종 개표 결과는 출구조사와 다를 수 있다. 지난 19대 총선에서도 방송 3사 출구조사에 비해 실제 새누리당 당선자 수가 상당폭 늘어난 바 있다.
이날 오후 10시 현재 일부 지역에서 당선자 윤곽도 드러났다.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서울 종로에선 정세균 더민주 후보가 오세훈 새누리당 후보를 계속 앞섰다. 새누리당 후보 가운데는 김무성 대표를 비롯해 최경환 원유철 정병국 이주영 유기준 의원, 이혜훈 전 의원 등이 사실상 당선을 확정지었다. 더민주에선 이석현 김현미 이상민 박남춘 전해철 의원 등의 국회 재입성이 확실시된다. 안철수 대표를 비롯해 박지원 박주선 의원 등 국민의당 중진들도 무난하게 당선될 전망이다.
앞서 새누리당은 애초 180석이던 목표치를 대폭 낮춰 과반 달성에 진력했다. 반면 야권 분열로 불리한 구도에 처한 더민주는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 영입 시 의석인 ‘107석 사수’를 목표로 내세웠다. 국민의당은 40석 확보를 노렸고, 정의당은 10석 이상이 목표였다.
결과적으로 새누리당은 유리한 선거구도에도 불구하고 수도권에서 박근혜정부에 대한 냉정한 평가에 직면했고, 공천 파동에 따른 지지층 이반이 겹치며 고전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더민주는 호남을 국민의당에 내줬지만 수도권에서 선전하며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신생정당인 국민의당은 이번 총선에서
한편 이번 총선 투표율은 지난 19대 총선(54.2%)보다 높은 58.0%로 집계됐다. 총선에서 처음으로 사전투표제도가 도입된 영향이 컸고, 19대 국회에 대한 유권자들의 심판 의지도 일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신헌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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