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MBN |
4·13 총선이 치러진 13일 정치권은 숨죽인 채 유권자들의 냉엄한 평가를 받아들였습니다. 제20대 국회의원 선거는 '역대 최악'이라는 오명을 쓴 19대 국회를 심판하는 동시에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건설적인 정치 세력 등장을 원하는 유권자의 염원이 총선 결과에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투표율은 지난 19대 총선과 비슷한 53.7%(오후 5시 30분 현재)를 기록했습니다. 여야 각 당은 투표율의 높고 낮음에 따라 일희일비하던 이전 선거와 달리 지지층이 투표소를 얼마나 찾았느냐에 촉각을 더욱 곤두세웠습니다. 투표율은 이날 오전만 해도 황사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와 선거구 획정 지연, 공천 잡음 등에 따른 정치권에 대한 실망감으로 이전 선거보다 저조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오전 9시 집계된 투표율은 7.1%로 역대 총선 중 최저 투표율을 보인 18대 총선보다도 1.6%포인트 낮았습니다. 전국 단위 국회의원 선거로는 처음 도입돼 지난 8~9일 실시된 사전투표 투표율(12.2%)이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었지만 선거 때마다 지적된 낮은 투표율에 대한 염려의 목소리는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1996년 15대 총선에서 투표율 63.9%를 기록한 이래 16대 총선(57.2%)부터 줄곧 투표율은 감소 추세였습니다. 18대 총선에서는 역대 최저치인 46.1%까지 떨어졌고 19대 총선에서 54.2%로 다소 올랐습니다.
오후 1시가 되면서 사전투표가 투표율에 반영되자 투표율(37.9%)은 지난 19대 총선 당시 같은 시간 투표율(32.4%)보다 5.5%포인트 높게 나타났고 결국 19대 투표율(54.2%)과 비슷했습니다. 지역별로는 새누리당 텃밭인 영남 지역에서 투표율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반면 '호남의 적자(嫡子)'를 두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치열한 경쟁을 펼친 호남 지역은 투표율이 높아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여야 각 당은 조심스럽게 득실 계산에 나서면서도 판세 예측은 자제하는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안형환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전체 투표율보다는 자신을 지지하는 특정 정당을 지지하는 유권자가 얼마나 많이 나오느냐가 중요하다"면서 "영남 지역 투표율이 저조한 것에 대해서는 기대 반 우려 반으로 지켜보고 있고 아직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습니다.
새누리당은 서울 여의도 당사 2층에 종합상황실을 마련했습니다. 강봉균·원유철 공동선대위원장, 황진하 공동총괄본부장, 이운룡 종합상황실장 등 선대위 지도부는 투표가 마감된 오후 6시부터 종합상황실에 모여 개표 방송을 지켜봤습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서울 자택에 머물다 투표의 윤곽이 잡히는 저녁께 당사로 합류했습니다.
더민주는 비교적 높은 투표율에 반색하면서도 표심의 향방을 끝까지 지켜봤습니다.
이재경 더민주 선대위 대변인은 "투표율이 높은 건 우리 입장에선 좋은 신호"라면서도 "투표율과 투표 결과 간 상관관계가 명확하지 않다는 게 이미 나왔기 때문에 함부로 예단하기 조심스럽다"고 덧붙였습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정장선 선거대책본부장, 이철희 중앙선대위 상황실장 등 선대위 지도부는 오후 6시부터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종합상황실에 모여 개표 상황에서 눈을 떼지 못했습니다.
안철수 상임공동대표를 비롯해 이상돈·신용현·오세정 공동선거대책위원장, 임내현 선거상황본부장 등 국민의당 지
김희경 대변인은 "양당 정치에 혐오와 불신을 갖고 있는 유권자들이 투표장에 나오지 않을까 기대한다"면서 "투표율만으로 어느 쪽의 유불리를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천정배 공동대표는 광주시당 선거대책상황실에 머물렀고 다른 현역 의원들은 지역구에서 결과를 기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