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전체 49개 지역구 중에서 정치1번지 종로를 비롯해 더불어민주당이 다수 우세해 수성(守城)이 유력한 것으로 나타났다. 새누리당의 막판 공세와 국민의당의 녹색바람을 감안하면 더민주가 심장부 쟁탈전에서 약진한 셈이다. 야권 분열 상황에서도 ‘문제는 경제다. 투표가 정답이다’라는 구호가 수도권 민심 설득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13일 밤 11시 30분 기준 개표 결과 새누리당이 13곳에서 1위, 더민주가 34곳에서 1위, 국민의당이 2곳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에서 가장 큰 관심지역은 단연 종로였다. 정치 1번지의 표심이 어디로 쏠리는 지가 수도권 판세의 풍향계라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였기 때문이다. 이 지역 현역의원인 정세균 후보의 상대는 3선 의원 출신 박진 예비후보를 꺾고 본선에 오른 오세훈 후보라 쉽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종로 민심은 정 후보의 손을 들어줬다. 지난 4년 동안의 지역 의정을 바탕으로 민심 구석구석을 살핀 정 후보가주민들의 마음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당선이 확실시되자 정 후보는 “국정이 제대로 운영되고 경제 회생 될수 있도록 적극적인 노력을 펼치고 좋은 정책을 개발하라는 명령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이런 국민들의 명령에 철저하게 복무하도록 정치권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오 후보를 꺾은 정 후보는 6선에 오르면서 단번에 더민주의 당권과 대권을 노리는 위치에 서게 됐다. 더민주 내 최다선 의원이 됐을 뿐만 아니라 서울 심장부에서 수성했다는 의미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국민의당 창당 이후 수도권에 녹색바람을 몰고왔던 안철수 상임공동대표는 노원병에서 이준석 새누리당 후보의 치열한 추격을 뿌리치고 재선이 확실시된다. 이번 총선을 통해 국민의 당이 제 3당으로서의 안정적인 기반을 갖춘 만큼 안 대표의 지역구 승리는 대선 가도를 위한 시동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안 대표는 이날 오후 10시 15분 서울 노원구 선거사무실을 찾아 지지자들에게 감사인사를 했다. 그는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면서 “보다 더 나은 삶, 그리고 보다 더 좋은 정치로 보답하고자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더민주의 수성에는 새누리당의 공천 파동 영향이 상당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공천 배제로 인해 여당에서 야당으로 둥지를 옮겨 용산에 출마한 진영 후보가 승리를 확정지었다. 새누리당의 여성 우선추천으로 출마한 황춘자 후보와 접전을 벌였지만, 용산의 민심은 당보다는 인물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위원장까지 역임하고 당적을 옮긴 진 후보는 4선을 달성해 야당의 핵심 중진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4선 의원으로 다시 한번 일할 수 있게 기회를 준 용산구민들께 감사하다” 며 “이번 승리는 국민의 승리, 정의의 승리, 역사의 승리로 평가하고 싶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반면 험지출마를 위해 부산에서 올라온 마포갑의 안대희 후보는 이날 11시 30분 기준으로 사실상 낙선이 확실해졌다. 마포갑에서 당선된 현역 의원인 노웅래 더민주 후보는 “국민을 무시하고 낙하산 공천을 한 새누리당에게 본때를 보여준 마포 구민께 경의를 표한다”라며 “안 후보 같은 존경받는 분이 마포에 봉사하러 오셨는데 위로 드린다”라고 밝혔다.
공천파동으로 새누리당이 지역구 후보를 내놓지 않은 은평을과 송파을에서 나란히 더민주 후보가 승전보를 울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은평을에서 5선을 달성했던 이재오 후보는 당 전략공천에 반발해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감행했으나, 뚜껑을 열어보니 강병원 후보가 우세한 것으로 조사됐다. 역시 친박 전략공천 결과에 반발해 새누리당을 탈당한 김영순 후보는 최명길 더민주 후보에게 근소하게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누리당으로선 당선 후 복당할 수 있는 인원들의 승리조차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새누리당은 안방 지역까지 뺏기지 않길 걱정을 해야할 처지에 몰렸다. 새누리당의 심리적 안전망인 ‘강남벨트’에서 강남을 김종훈 후보가 이날 오후 11시 30분 기준으로 전현희 더민주 후보에게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야권세가 강한 지역으로 짜여진 선거구 획정으로 인해 전 후보의 저력이 만만치 않다는 분석이 현실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19대에 이어 20대에 영등포을에서 다시 맞붙은 권영세 후보와 신경민 후보는 신 후보가 접전 중 우위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여야 3당 대표들이 마지막날까지 빼놓지 않고 지원유세를 펼쳤던 중성동을에서는 ‘배우 심은하씨 남편’으로 잘 알려진 지상욱 새누리당 후보가 우세한 것으로 집계됐다. 젊은 피의 후보가
[김명환 기자 / 정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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