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위안부 협상 관련 "합의 했지만 이행 제대로 되지 않고 있어"

김종인, 위안부 협상 관련 "합의 했지만 이행 제대로 되지 않고 있어"

↑ 김종인 위안부/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는 26일 작년말 타결된 한·일 정부간 일본군 위안부 협상과 관련, "국민감정문제, 특히 위안부 문제는 합의를 했지만 이행이 제대로 안되고 있으니 이행 속도가 빨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 당 대표실에서 벳쇼 고로(別所浩郞) 주한 일본대사를 면담 한 자리에서 "예컨대 소녀상 철거를 해야 합의를 이행하겠다는 얘기는 국민감정을 매우 상하게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이재경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전했습니다.

이 같은 발언은 위안부 협상이 졸속으로 타결됐다며 맹비판하며 재협상을 촉구해온 당의 입장과 거리가 있는 것 아니냐는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 더민주는 문재인 대표 시절인 작년말 위안부 협상 무효와 재협상을 당론으로 채택한 뒤 이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한 상태입니다.

김 대표는 3·1절인 지난달 1일에도 위안부 협상에 대해 "일단 국가 간의 협상을 했기 때문에 그 결과를 현재로서는 고칠 수 있는 여건이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김 대표의 조속한 합의 이행 촉구에 대해 벳쇼 대사는 공감을 표하며 "합의가 중요하다"면서 "한일이 이행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일본은 한국국민 감정을 이해해야 하고 한국도 마찬가지이다. 조속한 합의 이행이 중요하다"고 답했다고 이 대변인이 말했습니다.

김 대표의 발언과 관련, 면담에 배석한 강창일 한일의원연맹 간사장은 "김 대표가 합의 이행을 하라고 한 부분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더 이상 마음 아프게 하지 말자고한 내용을 지키라는 것"이라며 "나는 (그 자리에서) 일본 대사에게 박근혜 정부와 아베 정부간의 합의에 지나지 않으며, 절대 법적 구속력을 갖지 않는다고 딱 잘라 이야기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대변인도 통화에서 "김 대표의 요지는 최소한의 합의조차도 지키지 않는 자세로 국민감정에 관한 문제, 역사적으로 오래된 문제를 대하는 건 유감이라는 취지"라고 해명했습니다.

이날 김 대표는 최근의 한일 관계의 경색 국면과 관련, "이것은 과거 역사에서 유래한 것이라고 본다. 위안부 ·독도 문제 등이 국민감정을 자극해서 생긴 긴장"이라고 지적했다고 이 대변인이 설명했습니다.

김 대표는 아울러 "최근 일본이 '잃어버린 20년'과 같은 경기 침체 국면에 들어서 있는데 우리나라도 이런 상황을 닮아갈 것 같아서 한국경제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고 전해졌습니다.

이에 벳쇼 대사는 "국민감정은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영토문제와 교과서 문제는 양국 전문가들이 깊이 논의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한일 경제관계와 관련해선 "일본과 한국이 각국 제품 판매에 머무를 게 아니라 세계시장에서 협력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답했다고 합니다.

또한 최근 일본 구마모토(熊本)현의 연쇄 지진사태와 대해 김 대표가 "빨리 수습돼 지진으로 인해 고통받는 일본 국민이 빨리 정상생활로 돌아가길 바란다"고 위로했고, 벳쇼 대사는 "감사하다"고 화답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